“北, 7월초까지 가뭄 때 식량생산 ‘고난의 행군’ 이후 최저치”

입력 2015-06-09 14:56 수정 2015-06-09 15:33
2001년 당시 북한의 가뭄 상황. 국민일보DB

북한의 가뭄이 7월 초까지 지속되면 식량생산량이 15~2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통일부는 9일 ‘北 가뭄피해 평가 및 식량 생산 전망’이라는 자료를 발표, 북한 지역의 강수량 부족이 6월 상순까지 계속되면 식량생산량이 예년보다 5~10% 감소하면서 대체 작물인 옥수수 생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북한 당국은 이달 10일을 기점으로 볏모가 말라죽는 지역의 경우 강냉이 및 알곡작물로 교체할 것을 지난달 28일 지시했다.

강수량 부족이 다음 달 5일까지 지속되면 감자와 쌀을 비롯한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15~20% 감소할 것으로 통일부는 예상했다.

이 경우 지난달 10일 이전에 파종한 옥수수 생산량도 크게 줄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지역의 지난해 강수량은 평년(1981~2010년 평균) 대비 61%에 불과했고, 모내기철인 올해 5월 강수량도 평년 대비 56.7%에 그쳤다.

특히, 북한의 곡창지대인 황해도와 평안도의 경우 5월 강수량이 평년 대비 각각 46.9%, 61% 수준에 머물렀다.

통일부 당국자는 “황해도와 평안도 지역의 5월 강우량이 100㎜에 못 미쳐 모내기 지연 및 생육장애가 예상된다”며 “여기에다 초속 20m 이상의 강풍 피해도 발생해 대홍단 등 일부 지역에선 재파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봄 가뭄 때는 기존 저장용수를 활용했지만, 올해는 13~15m 수준이던 함흥지역 댐 수위가 30㎝까지 떨어질 정도로 용수 고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북한의 전체 식량생산량은 480만t으로 가뭄에도 전년 대비 1만t 감소에 그쳤으나 올해는 용수 고갈에 비료 부족까지 겹쳐 식량 생산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초까지 가뭄이 이어지면 올해 전체 식량생산량은 384만t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는 북한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던 ‘고난의 행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고난의 행군 때는 북한주민들이 배급제에 주로 의지해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 굶어 죽었는데 20년 지난 지금은 각자 살아갈 방법이 생겼다”며 “쌀이 부족해도 다른 살아갈 방법이 생겨 굶어 죽는 일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군량미를 조금 풀 수 있고 식량 수입을 할 수도 있으며, 국제기구에 호소해 부족분을 도와달라고 할 수도 있다”면서 “남북 간 대화가 이뤄지면 (식량지원 문제도)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