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시국, 임모탄 리더십 각광… “매드맥스 악당에게서 배우자”

입력 2015-06-09 14:31 수정 2015-06-09 15:01
사진=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영화 한 장면 캡처

메르스 확산 방지 실패로 정치권의 ‘리더십(리더쉽)’이 질타를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에서 악당 대장으로 나오는 임모탄(휴 키스-번 역)이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임모탄 리더십(임모탄 리더쉽)이 재평가 받아야 할 이유 7가지를 올렸다. 악당임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로서 보기 드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갖췄다는 평가다.

1. 조직에 생긴 문제를 가장 먼저 파악하는 예리한 통찰력

영화에서 사령관인 퓨리오사가 탈출을 꾀할 때, 이를 최초로 발견한 이는 독재자 임모탄이었다. 망원경으로 직접 보초를 서는 솔선수범을 보인다. 메르스 환자의 확진 요청이 이틀이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보건당국과는 대조적이다.

2. 곤란한 문제라도 앞장서서 해결하는 솔선수범 리더십

극 중 퓨리오사는 부족의 유지에 필요한 젊은 여성을 데리고 탈출을 감행했다. 임모탄은 직접 차를 몰고 이들을 붙잡으러 간다. 부족의 위기와 맞닥트린 임모탄은 “My property(내 자산)”을 외치며 여성을 구출하기 위해 최전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3. 부하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마음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임모탄의 부하, 워보이인 눅스는 부족의 여성을 데리고 달아나는 퓨리오사를 잡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다. 치열한 전투를 앞둔 상황에서도 임모탄은 눅스를 향해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눅스는 “그 분이 날 보셨어”라며 감격해 마지않고, 전투에서 최선을 다한다.

4. 최전선에 자신의 아들을 투입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퓨리오사와의 전투 한 가운데서 맹활약을 펼치는 건, 임모탄과 그의 아들 릭투스였다. 심지어 운전은 고령의 임모탄이 맡았다. 결국 전투에서 목숨을 잃고 말지만,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가 보여줘야 할, 하지만 가장 보여주기 힘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5. 능력이 있다면 중용하는 인사능력

퓨리오사는 배반하기 전까지 임모탄의 최고 사령관이었다. 타부족 출신인 그가, 한쪽 팔을 잃은 가운데서도 최고 사령관으로 맹활약을 펼친 데에는 임모탄의 능력 위주 인사 발탁이 있었다는 분석을 받고 있다.

6. 부하에게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 인덕

임모탄의 대인배적 면모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여자들을 탈출시킨 미스 기디도 죽이지 않고 데리고 다니는 넓은 아량을 보인다. 기디가 자신에게 총구를 겨눴지만, 임모탄은 쿨하게 넘어간다.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말라’며 시민들을 훈책하기 바쁜 사법당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7. 마음이 피폐한 부하들을 위한 군악대 등 사내복지 제공

임모탄의 부대는 화려한 위용을 자랑한다. 그 중 으뜸은 불을 내뿜는 기타를 연주하는 군악대이다. 모든 전장에는 이 군악대가 따라다니며 워보이들의 지친 영혼을 달랜다. 문화 융성을 위해 힘쓰는 21세기형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 상황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하는 정치인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도덕적 의무는 커녕 업무상 해야할 책임도 나서서 하는 이가 없다.

고위 공직자의 청문회에는 병역 특례 문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메르스 확산 경로를 가장 먼저 밝히고 차단 방지에 힘써야할 보건 당국은 병원명 등 정보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노약자들이 주로 있는 병의원을 중심으로 메르스 누적 확진자는 95명을 넘어선 가운데, 청와대는 열감지기 등을 활용해 철통 방역을 펼쳤다.

네티즌들은 임모탄에게서 희망을 봤다. “임모탄, 위대한 정치가” “임모탄, 다시 봤네” “2002년에는 히딩크의 리더십을, 2015년은 임모탄의 리더십을 배워야한다” “매드맥스의 주인공은 임모탄이 아닌가요” “워보이들이 충성하는 이유가 있었네”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임모탄은 위대한 선구자였다” 등 씁쓸한 찬사를 이어갔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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