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 충북옥천 60대 환자 열흘 넘게 방치

입력 2015-06-09 14:29

충북 옥천에서 9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남자 환자가 열흘 넘게 방역 통제선 밖에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도 등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째 환자와 접촉한 이후 자택에 머물면서 여러 차례 지역사회에 노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는 고열과 호흡곤란 증상으로 대전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90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다.

간암을 앓는 A씨는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던 지난달 27일 14번째 환자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옥천의 자택으로 돌아온 뒤 호흡기 증상으로 옥천 성모병원, 곰바우한의원, 제일의원 등 보건당국의 별다른 관리 없이 동네 병의원 등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지난 1일부터 자택격리 중인 A씨는 3일 발열로 옥천제일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6일에는 호흡곤란으로 옥천성모병원을 방문한데 이어 을지대병원 중환자실로 입원했다.

보건당국은 을지대병원에 입원하고 이틀 뒤인 지난 8일에서야 그가 메르스 확진 환자와 접촉한 사실을 뒤늦게 통보받았다. A씨의 메르스 확진 판정도 이날 밤 이뤄졌다.

결국 보건당국은 확진 판정을 받은 후 A씨가 14번 환자와 접촉한 시점부터 열흘이 넘는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보건당국은 A씨가 방문한 옥천제일병원과 곰바우한의원을 폐쇄했고 옥천성모병원 의료진 등 20명을 자택에 격리시킨 상태다.

충북도 관계자는 “8일 오후 질병관리본부에서 삼성서울병원 접촉자 명단을 공식 통보해줘 A씨가 메르스 환자를 접촉한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A씨가 서울삼성병원 방문 사실 등을 고지하지 않아 확인이 늦어졌다”고 전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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