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2003년 이라크전이 `오도된 전쟁'이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취지의 언급을 해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사실상 자신이 전쟁을 진두지휘했으면서 이제 와 대통령에게만 책임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럼스펠드 전 장관은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3년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이식하려한 시도는 비현실적인 것이었다”면서 “이라크는 민주주의를 할 만한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1∼2006년 국방장관을 지냈던 럼즈펠드 전 장관은 “나는 그 나라의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전파하거나 접목시키는 게 가능한 일이라고 믿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처음부터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이식하려는 아이디어를 비현실적인 것으로 보았다”면서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처음 이 같은 언급을 들었을 때 매우 우려했다”고 전했다.
럼즈펠드 전 장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면전을 회피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지도자들이 IS와 기꺼이 맞서 싸우지 않는다면 아내와 자식들이 있는 남성들이 스스로 위험지대로 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미국의 뉴스전문 채널 MSNBC도 “이라크전을 지휘한 키 플레이어가 이제 와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잘못한 전쟁을 수행했다고 언급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이라크전 지휘한 럼즈펠드, 이라크전 부시에 책임전가
입력 2015-06-09 1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