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하도 바빠 라면 먹었다” 청와대 또 라면 논란…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5-06-09 10:06 수정 2015-06-09 17:25

“하도 바빠 라면 먹었다.”

청와대의 라면 발언이 인터넷에서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이 일자 청와대 비서실장이 너무 바빠 라면을 먹을 정도라고 해명한 게 문제가 됐는데요. 인터넷에서는 ‘라면 먹으면 바쁜 거에요?’는 반응입니다. 9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논란은 전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시작됐습니다.

민경욱 대변인은 국정 최고책임 기관인 청와대가 메르스 사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대해 “청와대는 지난 2일 긴급대책반을 편성해 정부의 대책기구(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민관합동대응TF·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와 비상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면서 “24시간 비상근무체제로 풀가동하고 있으며 반장은 현정택 정책조정수석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대통령께서는 새벽부터 비서실장과 관련 수석으로부터 실시간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일 민관합동긴급점검회의를 통해 메르스 관련정보를 가급적 모두 공개하라고 지시했고, 어제 (병원명 공개) 발표도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휴일이던 지난 7일 이병기 비서실장 등 참모진과 전화를 20∼30차례 하면서 메르스 환자 발생 및 경유 병원의 실명공개 등과 관련한 대책마련을 지시했다고도 했습니다. 민경욱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이병기 비서실장 등과 전화를 통해 ‘메르스가 종료될 때까지 하루가 24시간이 아닌 25시간이라는 각오로 뛰어달라'고 당부했다”고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병기 비서실장은 어제(8일) 하도 바빠 라면을 먹었다”고 전했다고 하는군요. 메르스 비상인데 청와대는 뭐하냐고 묻자 ‘전화 수십 차례 하면서 지시했다’ ‘라면 먹을 정도로 바쁘다’는 식으로 해명한 것입니다.

네티즌들은 청와대의 라면 발언에 발끈하고 있습니다.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 일자 비서실장이 라면 먹었다고 하다니.”

“라면이 문제가 아니다. 뷔페에서 진수성찬을 먹더라도 일만 제대로 하라구.”

청와대의 라면 악연은 지난해 세월호 사태 때에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일 서남수 당시 교육부장관은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컵라면을 먹어 비난을 샀습니다. 배고프면 누구라도 간편하게 먹는 게 라면이지만 서남수 장관의 뒤편으로 다급해 보이는 세월호 생존자들이 모습과 대비되면서 국민들이 발끈했습니다.

그랬던 청와대가 또다시 라면 논란이 휩싸였네요. 라면을 먹든 백반을 먹든 뭘 먹는지는 중요한 게 아닌데 말입니다. ‘청와대가 아몰랑 하지 않고 일 제대로 하네’라는 칭찬 댓글이 주렁주렁 달리는 걸 보고 싶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