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월드컵 '개구리점프' 멕시코 축구선수, 시장 당선

입력 2015-06-09 09:39 수정 2015-06-09 13:58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개구리점프’로 한국 대표팀을 따돌렸던 멕시코 국가대표 콰우테목 블랑코(42)가 시장이 됐다.

블랑코는 7일(현지시각) 치러진 멕시코 중간선거에서 수도 멕시코시티 인근 모렐로스 주의 휴양도시인 쿠에르나바카 시장에 당선됐다.

지역언론들은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블랑코 후보가 25.7%를 득표해 21.2%에 그친 경쟁 후보를 물리쳤다고 보도했다.

월드컵에 3차례 출전한 경력이 있는 블랑코는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한국과의 경기에서 발목 사이에 공을 끼우고 뛰어올라 양쪽에서 달려드는 수비수를 제치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1-3으로 한국이 석패한 경기가 끝난 뒤 우리 누리꾼들은 블랑코의 드리블을 ‘개구리 점프’ ‘토끼 뛰기’ 등으로 묘사했다.

멕시코 스포츠 기자들은 그의 이름을 넣어 ‘콰테미나(cuauhtemina)’로 칭했다.

저돌적인 축구를 구사해온 그는 멕시코와 미국, 스페인 프로축구 리그에서 뛰다 지난 1월 소수 야당인 사회민주당(PSD)으로부터 시장 후보 요청을 받은 뒤 은퇴했다.

멕시코시티 인근 빈민촌에서 태어나 나이트클럽에서 일한 적도 있었던 그는 선수로서 명성을 얻으면서 영화배우들과 염문을 뿌리기도 했으나 축구 선수로서 인기는 식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부정부패에 쉽게 물드는 관료 출신들에 염증을 느끼고 행정에 문외한인 축구 선수 출신을 ‘신선한 대안’으로 선택했다고 선거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는 “상대를 아주 박살을 내버렸다”고 호전적인 당선 소감을 밝혔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