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메르스 감염시킨다?” RNA 바이러스의 진실

입력 2015-06-09 09:38

“메르스가 모기로 감염된다?”

SNS상에서 ‘메르스가 모기로 전염된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국민일보 확인 결과 이는 근거가 없는 소문이었습니다. 메르스가 모기로도 감염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인터넷 포털에는 “메르스가 모기로도 감염되나요”라는 질문이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질문자는 “제가 어젯밤 모기에 3방 물렸는데 모기도 전염이 되나요”라며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네티즌들은 “메르스는 호흡기 질환이라서 혈액으로 감염되지 않을 거예요” “메르스는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병이지만, 모기로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은 몇 안되니 걱정 마세요” 등의 안심하라는 댓글을 달았죠.

대다수 네티즌들의 추측이 맞았습니다. 유근영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절대로 감염될 가능성이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유 교수는 “모기가 전염을 시키려면 혈액 속에 바이러스가 고농도로 검출이 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메르스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되는 양식은 폐내에 있는 폐포 속에서 고농도로 존재하다가 환자가 기침 등으로 공기 중으로 고농도의 바이러스를 배출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혈액 속에 바이러스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어떨까요? 일말의 가능성도 궁금했습니다. “메르스 바이러스와 같은 RNA 바이러스가 혈액 속에 존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유 교수는 “위중한 환자들의 경우 RNA 바이러스가 혈액 속에 존재할 수는 있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전염을 일으킬 수준은 못 된다”며 “중동에서도 메르스 바이러스가 모기로 전파된 사례는 없기 때문에, 안심해도 괜찮다”고 답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메르스의 감염경로로 공기 중 튀어오르는 침과 같은 비말을 꼽고 있습니다. 메르스 확산의 주된 이유는, 확진자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과정에서 같은 응급실에 이용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환기가 잘 안되는 곳에서 바이러스를 머금은 비말이 공기 중에 머물러 있다면 감염 확률은 더욱 높아지겠죠. 정부가 늦게나마 병원명을 공개해서 다행입니다. 일상 생활 속에서도 비누를 이용해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도 잘 착용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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