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으로는 처음 메르스 확진자가 된 고교생(16)은 격리 치료를 받아 외부와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학생 등이 문병한 기록도 없다고 한다. 보건 당국은 이 학생으로 인해 메르스가 학교로 전파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보건 당국은 8일 67번 환자인 이 학생의 감염경로를 두 가지로 추정했다. 하나는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35)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을 때 감염됐을 가능성이다. 다른 하나는 14번 환자에게 감염된 이 학생의 아버지(46번 환자)가 바이러스를 옮겼을 수 있다.
이 학생은 지난달 27일 다른 질환으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은 뒤 다음날 수술을 받았다. 이후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다. 14번 환자가 이 병원에 바이러스를 퍼뜨린 시기와 일치한다.
정부는 이 학생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모의 충격이 크고 학생 정보가 밖으로 나가는 문제를 극도로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도 남양주시에 살면서 서울 소재 학교에 다니고 있고, 아버지도 서울에서 개인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대 확진자가 나오면서 보건 당국의 판단은 또 빗나간 셈이 됐다. 당국은 그동안 해외에서 10대 청소년의 메르스 발병률이 낮다는 점을 근거로 어린이·청소년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왔다. 다만 이 학생이 다른 질환을 앓고 있어 면역력이 또래보다 현저하게 낮을 수는 있다.
국내 메르스 환자는 남성과 여성이 6대 4 비율인 것으로 집계됐다. 8일까지 확진자는 남성 51명(58.6%), 여성 36명(41.4%)이다. 평균 연령은 54.9세다. 50대가 20명(23.0%)으로 가장 많다. 이어 70대 이상 19명(21.8%), 40대 18명(20.7%), 60대 15명(17.2%) 순이다.
메르스 사망자는 고령자에 집중됐다. 사망자 6명의 평균 연령은 73.5세였다. 사망자 가운데 60대 이하는 1명(25번 환자)뿐이고, 나머지는 70대 이상이다. 고령에다 기저질환까지 가지고 있어 메르스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으로 발병해 ‘풍토병’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전병율 연세대 보건대학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지금은 감염 위험군의 집단규모가 커 환자가 계속 늘어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메르스 바이러스가 사멸하지 않고 풍토병으로 정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관련기사 보기]
첫 10대 메르스 환자 외부 접촉없어 ‘학교 전파’ 확률 낮아
입력 2015-06-08 2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