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정부 메르스 대응 부족함 많아… 국민께 송구”

입력 2015-06-08 16:41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사태에 대한 정부의 초기 대응에 대해 “부족함이 많았다”며 아쉬움을 표명했다. 이를 계기로 질병관리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만성담마진’(두드러기 일종) 질환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늘 국가와 국민께 빚진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해명했다.

황 후보자에 대한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병역문제와 전관예우 및 자료 미제출 논란 등에 대해 집중 캐물었고, 여당은 황 후보자에게 야당이 제기한 주요 의혹에 대한 해명기회를 주는 데 주력했다.

◇“정부 메르스 대응 송구”=황 후보자는 메르스 확산과 관련해 “많은 국민에게 불편을 끼친 사태에 대해 정부가 초기에 보다 더 단호하고 광범위한 대책을 다 이뤘는가 하는 점에 대해 아쉬움이 남고, 국민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로 일하게 된다면 국가의 재난 사전 대비 시스템을 점검해 총체적 대응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께서도 어려움에 대처하는 요령 숙지가 필요하다”며 “기본적으로는 정부의 홍보 책임이지만, 국민과 함께 그걸 나누는 예방 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 장관은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대처가 늦은 것 아니냐는 야당 지적에 대해서는 “제 때 해야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 과제가 많고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현출(顯出·드러내보임)은 충분하지 못할 수 있지만,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준비는 꾸준히 철저하게 정부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야당은 즉각 청와대가 잘못이 없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황 후보자는 “누가 어 잘못을 했는지는 사태를 수습한 뒤에 따져볼 문제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병역 면제로 국가와 국민께 빚”=황 후보자는 만성담마진 질환으로 병역이 면제된 데 대해 “특혜를 받고 병역 면제를 받은 게 아니냐는 걱정을 하시는 걸로 이해를 한다”며 “그러나 제가 (병무청) 신체검사를 받을 때는 굉장히 어려운 집안이었고, 아무런 배경이 없는 집안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담마진이란 병이 생겨서 이후 17년 동안 치료했다”며 “(병무청) 신체검사장에서 ‘여러 정밀검사를 해야겠다’고 했고, 등을 좀 벗겨 검사도 하고 여러 의학적인 검사를 한 다음 정밀검사 끝에 병역면제 결정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후보자는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이 병역 면제에 대한 생각을 묻자 “대한민국 남자로서 군 복무를 제대로 마치지 못한 점에 대해선 늘 국가와 국민에게 빚진 마음으로 살아오고 있다”며 “다른 분야의 일을 통해 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전관 예우 및 자료 미제출 논란=야당은 황 후보자가 변호사 근무시절 전관예우 의혹이 있다며 자료 미제출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특히 2013년 법무부 장관 청문회 과정에서 황 후보자가 변호사 선임계 제출과 관련해 위증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은 “황 후보자는 (장관 청문회 당시) ‘담당한 사건이 101건이고, 모두 변호사 선임계를 냈다’고 말했지만, 2012년 정수기업체 회장의 횡령 사건에 대한 선임계를 내지 않았다”며 “위증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황 후보자는 “변론한 사건은 모두 선임계를 냈지만 직접 변론하지 않은 사건은 변론한 변호사의 이름으로 선임계를 냈다”며 “(정수기업체 회장 사건의 경우) 변론에 참여하지 않고 자문을 해주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101건에 대해 모두 선임계를 냈다고 발언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수임과 선임, 담당변호사 문제 등 여러 이야기가 혼재돼 충분히 답할 수 없었다”며 “제가 담당한 송무 사건은 101건이고, 이 중 변론에 관여한 사건에 대해 모두 선임계를 냈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전관예우)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회 낙마하면 장관직도 사퇴=황 후보자는 최근 국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국회법 개정안 논란에 대해 “법률적인 문제가 전혀 없지 않다”며 “위헌을 걱정하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에서 의결한 것도 있기 때문에 정치적·정무적 판단도 필요하다”며 “양자가 충돌되지 않으면서 조화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할 경우 법무부장관직을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도리가 아니다”고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