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수습을 위해 직접 총괄지휘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담당수석으로부터 수시로 상황을 보고받고 지시를 하는 등 사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특히 최근 비서실장과 수석들에게 “하루가 25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거듭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새벽부터 사태수습 직접 지휘=박 대통령은 최근 연일 새벽부터 관련 사안을 적극적으로 챙기면서 관련 수석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은 하루에 20차례 이상 전화하시면서 대책을 논의하고 지시를 내리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환자발생·경유 병원이름 공개 역시 박 대통령의 공개 지시 이후 이뤄진 것이다. 정부는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즉각대응팀도 구성, 가동키로 했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 확산의 고비를 맞은 이번 주 국무회의 등 필수적인 회의 주재 외에는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총력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사태 수습을 위해 직접 진두지휘한다는 의미다. 다만 오는 14~19일로 예정된 미국 방문계획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트롤타워는 어디…혼선 지속=정부 차원에선 사태 수습을 위한 정부 컨트롤타워가 한동안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혼선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가 지난달 20일 이후 가동 중인 관련본부는 중앙방역대책본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범정부 메르스대책지원본부, 민관종합대응 태스크포스(TF), 청와대 긴급대책반 등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 구성, 28일 차관급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로 격상, 지난 2일 장관급으로 다시 격상시켰다. 하지만 청와대는 지난 3일 박 대통령 주재로 긴급점검회의를 연 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과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관종합대응 TF가 이번 사태의 컨트롤타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민관대응 TF의 책임자는 복지부 장관이 맡게 됐다.
정부의 최종 책임이 있는 컨트롤타워 소재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자 청와대는 메르스 사태에 대한 최종 컨트롤타워는 최경환 총리 직무대행에게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복지부 장관이 지휘하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로 격상됐고, 국민안전처가 주관하는 범정부 메르스대책지원본부가 있다”며 “지금까지 3개의 본부·TF가 구성돼 각자 맡은 역할을 하고 있는 데 국무총리가 중앙안전관리위원장이고 관계장관 회의를 열기 때문에 총리를 컨트롤타워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될 때마다 정부가 대응수위를 계속 높이려 본부와 TF를 만들다가 결국 혼선만 초래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朴대통령, 메스르 사태 직접 지휘… 컨트롤타워 혼선
입력 2015-06-08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