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면서 차기 월드컵 개최 예정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FIFA 회계감사위원회가 러시아와 카타르가 2018년과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뇌물을 제공한 증거가 잡히면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도메니코 스칼라 FIFA 회계감사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스위스 일간 존탁스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지만, 카타르와 러시아가 오로지 돈으로 표를 사서 월드컵 유치권을 따낸 증거가 나타날 경우 개최권이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스위스 검찰은 러시아와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과정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미국 검찰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선정과정에서 1억5000만 달러(약 1686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FIFA의 전·현직 고위 간부 등 14명을 기소했다.
2010년 12월 카타르와 러시아가 월드컵 개최지로 결정되고 나서 FIFA의 뇌물 수수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이 카타르 월드컵 유치가 확정된 뒤 무하마드 빈 함맘 당시 카타르 축구협회 회장으로부터 235만 달러(약 25억원)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유치 대가로 1000만 달러(약 111억원)의 뇌물을 받은 정황을 담은 이메일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이 쓴 이메일에서 2007년 12월 타보 음베키 전 남아공 대통령과 블라터 회장이 월드컵 유치를 위한 자금에 관해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발케 사무총장이 쓴 이메일에는 “언제 이체가 가능한지 알고 싶다”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미국 검찰은 앞서 FIFA 부패 스캔들 관련 공소장에서 1000만 달러가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과 2010년 월드컵 개최 선정 투표권을 가진 집행위원 2명에게 건네졌다고 밝힌 바 있다. FIFA와 남아공 측은 이에 대해 “카리브해 지역의 축구육성을 위해 남아공 측이 FIFA를 통해 합법적으로 지원한 자금”이라고 해명해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FIFA 스칼라 위원장 “러시아, 카타르 월드컵 개최권 박탈당할 수도”
입력 2015-06-08 1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