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지방 수장층의 공동묘지였던 경북 의성 ‘금성산 고분군’에서 금제 귀걸이가 나왔다. 이 화려한 귀고리는 경주 천마총 출토품과 유사하며 경주 바깥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성림문화재연구원은 의성군 금성면 대리리 소재 45호분을 발굴조사한 결과, 가는고리 금귀고리(細環耳飾) 1쌍을 비롯해 허리띠 장식 2벌, 토기류와 말갖춤용품(馬具類)을 수습했다고 8일 밝혔다.
특히 무덤 주인이 착장했던 것으로 보이는 금귀고리는 중간고리까지 금 알갱이를 화려하게 붙여 장식한 공예품으로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된 귀걸이와 유사한데, 이런 양식의 귀걸이가 경주 외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신라 고고학 전공인 이한상 대전대 교수는 “금 알갱이를 잔뜩 붙이고 금판을 접어 장식한 신라 세환이식으로 신라에서 6세기 전반에 잠깐 유행했던 양식”이라면서 “세환이식으로는 신라의 지방 출토품 가운데 가장 화려하며, 왕족 소유물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는 곧 신라시대에는 짧은 시기에 제작돼 유통된 것을 의성 일대 수장층이 공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금성산 일대에 묻힌 사람들이 신라시대에 어떠한 위상을 누렸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라시대인 683년 창건된 경북 울산의 고대 사찰 영축사 절터에서는 고려시대 금속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는 청동향로와 청동시루, 청동완(사발) 등이 출토됐다. 영축사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울산박물관은 각종 석재가 붕괴된 상태인 동탑 인근에서 한꺼번에 묻어 놓은 이들 청동유물을 발견했다고 공개했다.
울산박물관은 높이 25.7㎝, 바닥지름 23.5㎝인 청동향로는 현재까지 발견된 향로 중 비교적 이른 고려 전기(11~12세기)에 만들었다고 추정했다. 더 관심을 끄는 유물은 청동시루다. 박물관 측은 높이 24㎝, 입지름 42㎝, 바닥지름 37㎝인 이 시루가 완전한 형태로 발견된 가장 이른 시기의 금속제 시루라고 밝혔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경북 의성에서 신라시대 화려한 금귀고리 출토
입력 2015-06-08 1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