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8일 한국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지역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메르스 환자 치료 병원 수를 줄여 잠재적으로 메르스에 노출될 수 있는 사람을 최대한 적게 해야 한다”면서 “우선 국민이 소문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정보에 따라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홍콩에서 조류인플루엔자(H5N1)와 사스(SARS)가 유행했을 당시 방역활동을 지휘했던 챈 총장은 “전염병이 발생하면 항상 환자와 사망자가 나오는 것은 물론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면서 “국민과 정부의 공동 책임의식과 상호 신뢰는 이러한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9일부터 시작되는 WHO와 한국정부의 공동조사단 활동과 관련해 연합뉴스와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한국은 훌륭한 의료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많은 의사와 전문가들이 있어 메르스 질병의 메커니즘을 빨리 파악할 것”이라면서 “비록 병원 내 감염으로 환자 수가 증가했지만 적절한 의학적 대응을 통해 메르스의 추가 확산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메르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에 대해 챈 총장은 “WHO와 한국정부 공동조사단 활동 목표 중의 하나가 빠른 확산의 요인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가족 구성원들이 병간호를 하는 한국의 사회 문화적 전통이 병원 내 감염 확산에 일정부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동의 기후가 달라 메르스 변종이 발생했을 가능성에 대해 챈 총장은 “기후 조건 특히 습도와 온도는 바이러스가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WHO가) 이용 가능한 자료들만으로 확산속도나 사망률, 변종발생 가능성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확정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답했다.
챈 총장은 메르스 백신 개발에 대해 “WHO가 대부분의 경우 백신 개발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일부 후보 백신들은 사전 임상시험 단계까지 와 있으며 WHO는 이를 개발한 그룹이 연구·개발(R&D)을 더욱 촉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메르스 대응, 소문 아닌 사실 따라 행동해야” … 챈 WHO사무총장 국민·정부의 상호신뢰 강조
입력 2015-06-08 14:07 수정 2015-06-08 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