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이미지 탓에 위기단계 격상못해?” 문형표, 국민 안전 보단 국가이미지 우선?

입력 2015-06-08 12:59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 "아직 위기단계를 격상하지 않고 있지만, 항상 준비하면서 필요시 언제든지 '경계' 단계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감염병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감염병 위기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순으로 높아지며,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환자가 확인된 이래 위기단계를 '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문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현재 주의단계이긴 하지만, 실제 취하는 조치들은 경계단계의 조치들이다. 주의단계라면 질병관리본부에서 대책본부를 맡아야 하지만, 지금 복지부 장관이 총괄 지휘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이 "(즉시) 격상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경계'단계로 가면 국가적 이미지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아직 지역사회로 번지기보다 병원을 통한 의료기관 내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사전예방 단계가 아닌 '치료중심'으로 전환할 대비를 하고 있느냐고 묻자 "치료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지역사회로 전파돼 통제가 안될 경우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으로, 아직은 이르다"면서 "현재로선 차단에 더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한 사과도 이어졌다.

문 장관은 "저희가 초동대응서 좀더 면밀하게 대응했다면 더 빨리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송구스럽다"면서 "환자 파악이 너무 늦었고, 파악 후에도 관리망을 너무 협소하게 짰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이 "의료기관 정보공개를 한 것에 대해 '지각공개'했다거나 '백기를 들었다'는 비판이 있다. 겸허히 수용해달라"고 요구하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병원명단에 오류가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죄송하게 생각한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했다.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국제사회에서 이번 사태가 논란이 되며 일본의 15세 이하 축구대표팀 방한이 취소되는 등의 외교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다만 "방역에 구멍이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매뉴얼대로, 원칙대로 했으며 방법이 틀리지 않았다. 실패라기보다는 충분치 못했던 것"이라며 "복지부의 기본정책방향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실패라는 단어에 굳이 집착하기 보다는…"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에 열감지기가 설치돼 논란이 된 것에는 "열감지기는 저희가 사전대비를 위해 공항에도 두고 중요한 장소에 설치하는 것"이라며 문제될 것 없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를 안정시키는 것과 별도로 중장기계획을 세워서 필요한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메르스 전담병원을 빨리 만들고 각 지역별로 거점병원을 만들겠다는 꼐획을 밝혔다.

아울러 '국가재난병원' 설립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