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환자는 억울하다”… 메르스 공포에 병원서 홀대받고 집에서 끙끙

입력 2015-06-08 10:20
국민일보 DB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되면서 단순 감기 환자들이 병원에서 홀대받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 열이 나거나 설사 등 메르스와 비슷한 증세가 있는 환자의 진료를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기증세가 있는 사람들도 메르스 불안감에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앓는 경우도 많다.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감기 증세가 있다는 네티즌의 경험담이 올라왔다.

그는 지난주말 미열과 몸살 증세로 수도권의 한 병원에 갔다가 황당한 경우를 당했다고 전했다. 문진 과정에서 열이 있다고 밝히자 의사가 자신을 의자에도 앉지도 못하게 하고 보건소로 가보라는 말만 했다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메르스가 무서워도 의사는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메르스 때문에 병원 문 닫게 될까봐 걱정인가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네티즌은 현재 증세가 많이 호전됐다고 전했다.

병원을 찾기보다 집에서 견디는 감기 환자도 늘고 있다. 메르스 공포에 병원 가기가 두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감기 증세를 호소하는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어느 병원을 가야 할지 조언을 구하는 네티즌도 있지만 일부는 집에서 앓고 있다는 내용이다.

네티즌 Y**는 “두통에 코맹맹이 감기가 온다. 그런데 무서워서 병원 못까고 꿀물만.” 다른 네티즌 민*은 “또 감기 걸렸어. 병원은 무슨 집에 있으면 낫겠지”라고 전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동네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감기 진료를 하고 있으며 메르스 증상이 의심되면 가까운 보건소로 문의하면 된다”며 “메르스 의심환자의 경우 직접 방문을 피하고 가까운 보건소나 지방자치단체 메르스 대책본부(서울시 다산콜센터 120번 또는 02-2133-0691∼7)에 문의한 후 지침에 따라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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