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랑, 미국 갈거야” 메르스인데 박근혜 또 유체이탈화법’(이하 아몰랑 박근혜 화법). 본보가 지난 2일 보도한 이 기사가 이렇게까지 큰 호응을 얻을지는 몰랐습니다.
최근 살포된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에까지 실릴 정도네요. 그만큼 우리 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뜻이겠죠? 8일 페북지기 초이스 짤방입니다.
아몰랑 박근혜 화법 기사는 최근 서울 종로구 종각역과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 살포된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에 실렸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바이오해저드에 노출되어 있다!’는 글귀가 적힌 전단에는 탄저균 파문에 이어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본보의 아몰랑 박근혜 화법 기사의 제목이 떡하니 실려 있습니다.
아몰랑 박근혜 화법 기사는 본보 신은정 기자가 지난 2일 보도한 것입니다.
기사는 메르스 사태가 심각해지는데도 박근혜 대통령이 제대로 대처하기는커녕 남일 얘기하듯 말한 게 문제라는 일부 진보진영의 비판을 담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메르스 같은 신종 감염병은 초기 대응이 중요한데, 초기 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놓고 전우용 역사학자는 “조선시대 평균 수준의 왕이었다면 ‘이게 다 과인이 미흡한 탓이오’라 했겠죠”라며 “이 바이러스에는 무식했지만 지도자의 도리에는 훨씬 유식했습니다. 지도자란 질타하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여객선이 침몰해도 우왕좌왕, 치명적 전염병이 돌아도 우왕좌왕. 지금 이 나라를 무정부상태로 만드는 건, 무슨 반정부세력이 아니라 정부 자신입니다”이라고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사과도 해명도 아닌 지적만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화법을 비판했습니다. 은수미 의원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내 에볼라환자가 단 한 명일 때 이미 비상대책회의를 했다. 반면 박근혜대통령은 열흘만에, 초기대응 미흡했다고 사과도 해명도 아닌 ‘지적’을 한다. 제발 책임지고 비상대응을 하시라”고 꼬집었습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의 오는 14일 미국 순방이 겹치면서 아몰랑 박근혜 화법 기사가 나온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이 기사는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기사 댓글만 무려 1만여개에 육박하니까요. ‘이 기자는 오늘만 사는 기자’라는 반응이 가장 눈에 띄는군요.
다시 전단 이야기로 돌아오시죠. ‘메르스 보다, 대통령이 더 무섭다’는 제목의 전단은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이라는 곳에서 제작해 배포했습니다. 이들은 책임지지 않는 정부, 국민들이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 이게 나라냐?!고 되묻고 있습니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누가 살포했는지 추적하고 있다고 합니다.
안전에 대한 문제만큼은 우리 정부가 ‘아몰랑’하지 않고 ‘제가 잘 압니다. 제가 책임지겠습니다’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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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8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