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은 7일 겉보기에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다만 평소보다 내원객이 줄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응급실 풍경은 조금 달랐다. 삼성서울병원은 2개이던 응급실 출입구를 1개로 통제하고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유일한 출입구 앞에는 임시 메르스진단실을 만들었다. 의료진 5~6명이 천막으로 된 진단실 안에서 응급환자의 메르스 노출 및 감염 여부를 조사했다. 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노출 또는 감염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출입구를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는 선별해 진료했다. 이 병원에서 원래부터 치료를 받던 환자 중에 응급치료가 필요한 환자만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았다. 임시 진단실에서 조사를 받은 뒤에 응급실로 들어갔다.
반면 처음으로 삼성서울병원을 내원하는 환자,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온 환자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들이 어떤 식으로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됐는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부득이 선별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매우 긴급한 환자의 경우 인근의 다른 병원 응급실을 이용해 달라고 소방당국에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응급실을 제외한 병원 시설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송재훈 원장은 “메르스 감염은 응급실에 국한된 것”이라며 “병원에 입원한 모든 환자의 진료와 수술, 검사 등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꺼번에 많은 수의 메르스 감염자가 나오면서 삼성서울병원을 찾는 발길은 눈에 띄게 줄었다. 병원 본관 1층의 내원객은 30~40명에 불과했다. 하루 평균 8500명 가량이던 내원객 규모는 지난 1~3일에 평균 30% 가량 감소했다고 한다.
병원의 모든 출입구에는 ‘병문안 등 불필요한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문구가 적힌 메르스 안내문이 비치됐다. 내원객과 의료진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병원 곳곳에 손 세척제가 놓여 있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17명 메르스 환자 나온 삼성서울병원 가보니…
입력 2015-06-07 2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