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없는 치료 대신 자살 선택?” 北, 허울뿐인 무상 의료 속 노인 자살 속출

입력 2015-06-08 00:04

몸이 아프지 않은 사람도 살기 힘든 북한사회에서 집안에 환자가 한 명 생기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탈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그 집안은 패가망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8일 보도했다. 무상치료를 표방하는 북한의 제도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그들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한 탈북자 조미희는 "집안에 환자가 한 명 생기면 집안이 망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입원을 하러 병원에 가면 입원 접수과 에서 '입원한 뒤 약품을 전부 부담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하면 아예 접수조차 받지 않는다. 결국 돈 없으면 그냥 죽으라는 소리다"라고 증언했다.

이처럼 북한은 말로만 무상치료 일뿐, 현실에서는 환자들이 모든 부담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환자의 부담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부담도 스스로 책임 져야 한다. 병원에 머물며 먹어야 할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식자재 뿐만 아니라 석유곤로까지 전부 준비해야 한다.

이 탈북자는 "병원에도 전기가 충분히 들어오지 않아 설사 전기 밥솥이 있다고 해도 쓰지도 못하기 때문에 환자 가족들은 비싼 가스 곤로를 이용해야만 한다. 이렇게 병원에서 환자하고 보호자의 밥까지 해결하며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탈북자는 “그나마 이렇게라도 버틸 수 있는 사람은 다행”이라며 “약값과 병수발 비용을 대지 못해 대부분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퇴원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이어 “결국 환자 수발을 위해 장사 밑천까지 다 팔아 약을 사고 그러다 결국 집안물건을 하나 둘 씩 내다 팔다 보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어진다. 물건뿐 아니라 사람마저 떠나는 일도 생겨서 결국 집안이 파탄 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밝혔다.

결국 버티기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돈 많고 배경 좋은 간부집안 출신의 환자만이 유일하게 퇴원이라는 것을 한다는 것이다.

이 탈북자는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는 노인 중에는 병이 걸리면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희망 없는 치료를 받는 대신 차라리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어 “북한정권이 무상치료를 외치는 동안 정작 주민들은 인생무상을 느끼며 생을 마감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