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찬 캐릭터는 망했다” 흔들리는 김수현의 ‘프로듀사’

입력 2015-06-08 00:07

배우 김수현(27)이 연기하는 KBS2 금토드라마 ‘프로듀사’ 백승찬 캐릭터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중심인물인 백승찬이 개연성을 잃으니 작품 자체에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7일 ‘프로듀사’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과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시청자들의 성토가 잇따랐다. 이랬다저랬다 한없이 갈대 같은 백승찬의 마음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극중 백승찬은 대학 동아리 선배이자 첫사랑인 신혜주(조윤희)를 따라 예능국에 들어온 신입PD다. 27세에 입사했다는 설정이니 짝사랑을 족히 몇 년은 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는 신혜주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을 듣고 불과 얼마 뒤 새 사랑을 찾는다. 회사 선배인 탁예진(공효진)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백승찬이 탁예진에게 빠진 이유는 도통 알 수가 없다. 마음이 바뀐 계기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 새로운 짝사랑은 뜬금없는 취중진담으로 공개됐다. 술 취해 잠든 탁예진 대신 백승찬의 갑작스런 고백을 들은 시청자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다.

급기야 백승찬은 신디(아이유)에게까지 흔들린다. 신디의 기습 뽀뽀를 받은 뒤 순간순간 그를 생각하며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 지난 방송에선 신디와 탁예진을 두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를 답답하게 했다.

뿔난 시청자들은 “백승찬 캐릭터는 망했다” “세 여자에게 여지를 주다니. 캐릭터가 중심을 잃었다” “백승찬은 줏대 없고 답답하다. 주인공인데 매력이 없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 한 네티즌은 “대체 배우들 사이 감정선이 제대로 설명된 적이 있긴 하냐”고 꼬집었다.

더욱 문제는 네 주인공 사이 분량의 균형을 잃었다는 점이다. 특히 극중 탁예진이 좋아하는 상대인 라준모(차태현)의 분량은 ‘카메오급’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백승찬을 둘러싼 러브라인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라준모는 중심에서 밀려난 모양새다. 반면 백승찬을 짝사랑하는 신디 분량은 점점 늘고 있다.

중심역할을 하는 백승찬 캐릭터의 흔들림은 곧 ‘프로듀사’ 자체 위기로 이어진다. “이대로 끝나버리면 이 드라마는 ‘백승찬의 사랑이야기’ 혹은 ‘신디의 성장드라마’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