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를 21세기 최강 클럽으로 이끈 MSN 라인

입력 2015-06-07 15:32
FC 바르셀로나(스페인) 선수들은 “우리가 21세기 최강”이라는 자부심이 넘쳤다. 7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바르셀로나는 이반 라키티치(27), 루이스 수아레스(28), 네이마르(23)의 골을 앞세워 ‘이탈리아의 자존심’ 유벤투스를 3대 1로 꺾었다. 통산 다섯 번째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바르셀로나는 유럽축구 사상 첫 ‘트레블(정규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달성의 영광도 안았다. 원동력은 막강 ‘MSN(메시-루이스 수아레스-네이마르) 라인’이었다.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10번째 정상에 오르는 ‘라 데시마’를 완성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정상에 올랐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무관에 그쳤다. 리오넬 메시(28)와 네이마르가 있었지만 뭔가 부족했다. 위기감을 느낀 바르셀로나는 쇄신에 들어갔다. 타타 마르티노(53)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고 루이스 엔리케(45) 감독을 선임했다. 또 삼각편대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7500만 파운드(1277억원)를 리버풀에 주고 수아레스를 데려왔다.

수아레스는 우루과이 대표로 출전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조르지오 키엘리니의 어깨를 무는 ‘핵이빨 사건’으로 비난을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4개월 동안 축구와 관련한 모든 행위를 금지당하는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메시, 네이마르와 호흡을 맞추며 리그와 각종 대회에서 25골을 터뜨렸다.

엔리케 감독은 ‘티키타카(짧은 패스를 끊임없이 이어 점유율을 높이는 전술)’에 역습을 접목시켰다. 그러자 MSN의 파괴력이 배가됐다. 세 선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놀라운 공격력을 보였다. 메시 10골, 수아레스 7골, 네이마르가 10골을 터뜨렸다. 메시와 네이마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와 공동 득점 선두에 올랐다.

이날 결승골은 수아레스 발에서 나왔다. 1-1로 맞서 있던 후반 23분 메시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흘러나오자 반대쪽에서 쇄도하던 수아레스는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MSN 라인은 호흡을 맞춘 첫 시즌에 트레블을 하며 역사상 최고의 공격 삼각편대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 메시와 사무엘 에투(34·삼프도리아), 티에리 앙리(38·은퇴)를 앞세워 2008-2009 시즌 트레블을 이뤘던 바르셀로나는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MSN 라인이 이번 시즌 합작한 골은 무려 122골에 달한다. 엔리케 감독은 “우리가 트레블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바르셀로나는 훌륭한 선수들을 보유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을 즐기고, 그것으로 우리를 즐겁게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