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패션 혹은 역적 패션?” 北주민, 역전 갈때면 일부러 낡고 두꺼운 옷 걸쳐

입력 2015-06-07 14:28

북한 유행의 트렌드는 바로 ‘노후화 현상’이라는 말이 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7일 보도했다.

나이 많은 간부들과 그들의 마나님들만이 북한사회의 유행을 주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혹자는 북한에 대해 '젊은 유행이 없고, 대신 권위주의를 앞세우는 간부유행만 있는 곳'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북한의 유행은 간부들이나 그들의 가족들이 주도해 고루하다'라는 말에 대해 한 탈북자는 "그들은 학창시절 때도 교복을 입은 채 매일 행군을 하며 등하교를 했고, 사회에 나가서도 딱딱한 양복에만 얽매인 삶을 살아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유행은 너무나도 우울하다"고 말했다.

북한에 유행이라는 단어가 사회 곳곳으로 퍼졌던 시기는 90년대부터라고 한다.1989년 평양에서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개최하면서 북한당국이 평양주민들에게 서양식의 세련된 옷차림을 주문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북한패션의 유행'이 시작됐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북한패션은 단지 소수 사람들만 향유하는 소비문화에 불과하다. 현재 북한 대중 사이에 유행하는 옷차림은 그러한 '간부패션'과는 거리가 멀다.

간부들이 주도하는 북한의 유행은 북한사회를 올바로 투영하는 문화적 현상인가. 이들의 옷차림만 놓고 보더라도 북한사회의 부조리를 볼 수 있다.

역전에 갈 때면 일부러 낡고 두꺼운 옷을 골라 입는다는 '역전패션'이 유행하는 곳이 북한이다. 북한 기차에서는 노숙이나 몸싸움 등 갖가지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 사람들은 그러한 일에 대처하기 위해 일부러 낡고 오래된 옷을 입고 기차에 오르는 것이다.

이들과 비교할 때 북한에서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핸드폰이나 특이한 머리스타일 등으로 유행을 주도한다. 또 다른 탈북자는 “그들의 패션은 전 세계 매스컴을 통해 자신들의 체제선전용으로 쓰인다”며 “자신들만의 패션이 민족에 대한 '역적패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