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아직도 메르스 ‘주의’만 한다?” 위기단계 ‘경계’ 격상안해...국민 분노, ‘경계’수위 넘어

입력 2015-06-07 14:14

정부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위기 대응단계를 격상하지 않고 ‘주의’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 “지금까지 발생한 환자는 100% 병원 내 감염이며 지역사회 확산은 아니라는 것이 현재까지 결론”이라며 “위기단계를 격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만든 위기관리 대응 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순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두번째 단계인 주의 단계는 해외에서 전염병이 국내에서 유입된 뒤 국내에서 발생하고, 사람간 전파는 이뤄지지 않는 상황으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부처간 협조체계가 가동하게 된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환자가 확인된 이래 위기단계를 ‘주의’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재 상황은 사실상 다음 단계인 경계 단계로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경계 단계에선 해외 신종 감염병이 국내에 유입된 뒤 다른 지역으로 전파됐고, 국내에서 제한적으로 사람간 전파가 발생하는 상황으로, 대비계획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단계다. 이미 첫 환자가 입원했던 평택성모병원이 있는 경기도 외에도 서울과 충남, 대전, 전북등 5개 광역지자체로 확대된데 다 2차감염자와 접촉해 확진 판정을 받은 3차 감염자가 35명이나 나타난 상황이라 사실상 경계 단계로 접어들어간 것이다. 또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국가 검역 체계즐 24시간 운영하고, 국가 방역 인력을 보강하고 대국민 홍보 체계가 강화된 상황이다.

정부는 그러나 현재의 메르스 유행은 ‘100% 병원 감염’이라는 기조를 재확인하고 위기단계를 주의에 유지하고 대응조처는 ‘심각’에 상응하는 정도로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정부가 국가 감염병 위기 대응 단계를 격상할 경우 국민의 불안감이 극대화될 것이란 우려 외에도 메르스 발병 이후 해외 관광객 등이 급감하는 등 대외 국가 인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을 우려해 현 단계 유지를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