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때문에 낙타를 먹지도 말고 접촉하지 말라고 난리인데 낙타 전시를 한다고?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화이트 블록(031-992-4400)에서 8월 16일까지 열리는 <낙타를 삼킨 모래시계> 전이다. 유현미와 임승천 작가의 2인전이다.
스토리텔링과 시각예술의 접점은 어디일까? 국제적으로 활동 중인 한국 현대미술 작가 유현미 임승천은 소설과 내레이션 그리고 조형예술작품이 어우러진 작품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유현미 작가의
신작 <카오스(Chaos)>가 처음 소개되고, 임승천 작가의 메인캐릭터 <낙타>의 일대기가 최초로 한 자리에서 공개된다.
유현미 작가의 단편소설 <모래시계>가 전시와 연계해 6월 5일 출간되었다. 미술과 문학이 만나는 <낙타를 삼킨 모래시계> 전에는 <낙타>와 <모래시계>라는 주요 소재가 등장한다. 낙타는 임승천 작가의 내레이션에 등장하는 주인공이고, 모래시계는 유현미 작가의 단편소설에 나오는 주요 모티브이다.
이 스토리텔링의 근간을 이루는 시간성과 서사성, 우화성을 바탕으로 시각예술이라는 매체와 언어라는 매체를 동등한 비중으로 다루며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제시하는 것이 전시의 특징이다. 관람자가 현대미술작가들의 스토리텔링 자체를 문학작품으로 인식하며 향유하고, 동시에 시각예술 작품을 통해 미술품을 감상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임승천 작가의 '낙타'는 유년기, 중장년기, 노년기의 캐릭터로 등장한다. 낙타가 태어나면서부터 청소년기를 거쳐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로 변해갈 때 마다 그가 인생에서 부딪히는 사건과 사색의
행보를 임승천 작가의 조각 작품과 내레이션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유현미 작가는 M이라는 연인을 통해 한 여성이 경험하는 삶의 다차원적 의미가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 공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알알이 줄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리는 모래시계 영상작품을 재미가 쏠쏠하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메르스로 난리인데 웬 낙타 전시? 헤이리 화이트블록 ‘낙타를 삼킨 모래시계’ 유현미 임승천 2인전
입력 2015-06-06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