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의 그윽한 한옥풍경을 전통옻칠에 담아내다 나성숙 서울과기대 교수 6월16~24일 예술의전당 개인전

입력 2015-06-06 16:10
북촌 모란꽃
봄비 내리는 북촌마을
나성숙 서울과기대 교수
옻칠을 현대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나성숙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열정이 대단하다. 정년을 몇 년 남겨 놓고 있지 않지만 전통 옻칠을 이어가는 작업에 혼신의 힘을 쏟아낸다. 그가 6월 16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를 연다.

그는 서울대 미술대학 응용미술과를 나온 그는 같은 대학 환경대학원을 졸업했다. 하버드 대학 GSD연수 (Niemann Fellow Affiliate)를 다녀오고 국립중앙박물관 CI 제작, 올림픽로 상징조형물, 전남도청 남악신도시 건설설계, 2012여수 엑스포 경관기본 및 관리계획 등 심사를 맡았다.

디자인학과 교수인 그는 기자로 활동한 남편 이병규씨를 저 세상으로 보내고 2004년부터 사부곡(思夫曲)의 일환으로 소반, 옻칠 등을 배웠다. 북촌 한옥마을에 옻칠 공방인 봉산재와 서로재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내놓는 작품은 북촌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한옥의 기와지붕과 모란꽃 등을 소재로 삼았다.

‘북촌의 아침’이라는 작품에선 어둠 속에서 구름과 해가 비치는 모습이 보이고, ‘모란꽃’에선 붉은 꽃의 자태가 확대돼 나타나있다. 소반 150개를 설치해 자연을 주제로 한 영상물을 투사하는 미디어 작품도 보여준다.

작가는 옻칠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삼베, 나전, 금박, 진주 등도 작품 재료로 삼았다. 이렇게 제작한 평면 작품 50점, 혼수함 35점 등을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그는 작업과 함께 개인신문을 표방한 ‘여우보(女友報)’도 발행하고 있다.

최근 펴낸 여우보 24호에선 이번 옻칠전을 준비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작고한 어머니에 대한 사랑, 자신의 불효에 대한 반성의 글 등을 실었다. 인생을 돌아보며 옻칠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았다는 그는 “옻칠의 색채는 깊고 멋있다. 그 깊은 맛을 다른 재료로는 따라갈 수 없다”고 예찬했다.

이어 “시대별 문화에 맞게 계승, 발전한 전통이 필요하다. 작품으로 남는 건 결국 조형성이므로 전통을 바탕으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아직 많다. 힘닿는 데까지 할테니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