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들은 최근 북한여성 패션 유행을 이끄는 것이 '노출'이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6일 보도했다.
2년전 탈북한 한 여성은 "혜산에서는 2~30대 여성들이 와이셔츠 단추를 두세 개는 풀고 다니곤 했다"면서 "처음 이 패션이 시작됐을 때는 어른들이 옷 제대로 입고 다니라고 훈시를 했지만, 이제는 너도 나도 그렇게 입고 다니다나니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노출을 즐기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주민 사이에서는 '보일락 말락 하는 게 인기'라는 말이 나돈다"면서 "오히려 남한 여성보다 북한 여성 패션이 더 노출이 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 여성은 "북한에서는 '섹시하다'는 말은 모를뿐더러 이런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여성들이 파인 옷을 입고 다니면 '야, 쟤 매력 있다', 혹은 '맵짜다'고 말하곤 한다"면서 "패션에 민감한 여성들은 이런 말을 듣는 것을 은근히 즐기고 또 이런 말을 더 듣고 싶어서 일부러 과감한 옷을 입는다"고 말했다.
또 "남한에서는 'v넥 티셔츠'라고 하지만 북한에는 이와 관련한 정확한 명칭은 없다. 그냥 '파인 옷' 정도로만 불렀다"면서 "하루는 친구가 파인 옷을 입었는데 속살이 다 보일 정도였다. 처음에 이 옷을 봤을 때는 너무 놀랐지만 매력 있어 보였다. 나도 비슷한 옷을 장마당에서 사서 함께 입었다"고 증언했다.
또 한명의 20대 탈북 여성은 "북한 여성들도 마찬가지로 파인 옷을 입고 다닌다. 북한 여성들이 고지식할 것이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북한에서도 노출은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규찰대가 이런 옷을 단속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보일락 말락 하는 옷은 규찰대가 단속은 한다"면서도 "단속에 걸린 주민은 다들 입고 다니는데 왜 나만 단속하느냐 하는 불만을 이야기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 여성은 "정권은 주민의 패션을 통제하지만 주민은 단속에 별로 아랑곳하지 않는다. 북한 여성은 단속보다도 패션에 더 민감하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보일락 말락 하는 게 인기?” 北여성, 노출 패션 인기
입력 2015-06-06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