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작전 헬기 도입 비리 현역 해군소장 구속

입력 2015-06-05 20:47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5일 해군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의 시험평가결과서 조작에 개입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행사)로 해군 박모(57) 소장을 구속했다. 합수단 출범 이후 현역 장성이 구속된 사례는 박 소장이 처음이다.

합수단은 이날 오후 고등군사법원 보통부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박 소장을 구속 수감했다. 박 소장은 해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으로 있던 2012년 부하들을 시켜 와일드캣이 해군 작전요구 성능을 모두 충족하는 것처럼 시험평가결과서를 허위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력기획참모부장은 해군 내 전반적인 무기도입 계획과 예산관리를 총괄하는 직책이다.

합수단은 앞서 해상작전헬기 국외시험평가팀에서 근무하면서 와일드캣 시험평가결과서 조작에 가담한 해군 예비역 대령 임모(51)씨와 중령 황모(43)씨, 현역 대령 신모(42)씨 등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에게 허위 시험평가와 보고서 작성을 지시 또는 요구한 혐의로 예비역 해군 소장 김모(59)씨와 해군 대령 이모(55)씨, 현역 해군 대령 김모(52)씨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영국과 이탈리아의 합작으로 개발된 와일드캣은 시험평가 당시 실물이 없는 상태였다. 이에 임씨 등은 육군용 헬기나 소형 훈련용 경비행기 등으로 시험비행·시뮬레이션을 한 뒤 평가서류를 작성했다. 와일드캣은 이러한 간접평가 상황에서 체공시간이 짧고 효율적인 대잠전 수행을 못하는 등 군의 작전요구성능에 미달해 도입이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은 “62개 평가항목에 대해 실물로 평가했고, 133개 항목 모두 요구성능을 충족했다”고 서류에 기재했다. 합수단은 박 소장 ‘윗선’의 개입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

한편 합수단은 일광공영 이규태(65·구속 기소) 회장의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납품 사기에 연루된 혐의로 방위사업청 신모(50) 중령을 구속했다. 전자전장비사업팀에 근무하던 신 중령은 2009년 군이 EWTS를 도입할 때 일광공영 측의 납품대금 부풀리기를 묵인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를 받고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