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의 병원명 공개를 접한 네티즌 반응이 격렬하다. 병원명을 뒤늦게야 공개한 것을 두고 “왜 지금까지는 밝히지 않았느냐”며 허탈한 반응이 많았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5일 35번째 메르스 환자 관련 브리핑에서 “환자가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의료기관명을 공개하겠다”며 “5월 15일부터 25일까지 평택성모병원의 방문자는 신고해주길 바란다”고 발표했다. 20일 첫 메르스 환자 확인 이후 17일이나 지나서다. 그 사이 확진환자 수는 41명으로 늘었다. 평택성모병원은 30명으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왔다.
문 장관의 병원명 공개는 박원순 서울 시장의 긴급 브리핑으로 증폭된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많다. 근거가 없다며 병원명 공개를 하지 않아오던 복지부의 태도는 박 시장의 브리핑 다음날 극적으로 돌변했다. 박 시장은 전날 긴급 브리핑을 열어 “정부가 메르스 확진 의사가 시민 1600여명과 접촉했다는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며 보건당국을 꾸짖었다.
네티즌들은 허탈해 했다. 복지부의 병원명 공개가 대다수 시민들이 SNS를 통해 병원명을 알고 난 이후의 ‘뒷북 발표’였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병원명 공개하면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경찰 잡혀간다더니… 문 장관이 잡혀가야 겠네요”라며 비꼬았다. 다른 네티즌도 “국민들은 메르스 환자 나오자마자 어느 병원인지 알고 있었는데, 진작 병원에 다녀간 환자를 확인했어야지” “빨리도 발표한다… 완전 뒷북의 명수” “메르스 바이러스가 퍼져나간다면, 병원명 공개 않은 복지부가 책임져야 한다” “자기가 메르스 환자 이송했는지도 모르는 구급 요원 있더라” “무능한 건 알고 있었는데 이정도인 줄은 진짜 몰랐다” “세월호 이준석 선장이 탈출하라고 방송 안 한 것과 별 차이 없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복지부의 신뢰는 무너졌다. 4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정부 당국의 메르스 관리 대책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시민이 68.3%였다. “메르스 감염병원 지역 정보를 SNS 등을 통해 접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57.8%가 “그렇다”고 답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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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5 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