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 90분간 무방비 버스 이동…동승 승객 등 감염 초비상

입력 2015-06-04 22:32

대형병원 의사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시킨 2차 감염 환자가 무방비 상태로 시외버스에 올라 90분 동안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 당국은 이 버스에 동승한 승객이 누구인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3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한겨례의 보도에 따르면 이 환자는 첫 번째 입원했던 경기도 평택의 한 병원 같은 층에 지난달 15~17일 입원했다 퇴원했다. 하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평택의 다른 병원에 다시 25일부터 사흘간 입원했고 27일 병원 측의 권유로 서울 대형병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이날 평택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까지 90분 동안 아무 방역장구 없이 홀로 이동했다.

같은 버스에 탔던 승객들 모두 무방비로 메르스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이후 서울에 도착한 A씨는 호흡곤란 등 증상이 심해져 119 구급차를 타고 대형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해당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3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이 환자와 접촉한 의사(38)도 현재 메르스에 감염된 상태다.

이 신문은 이 환자가 3차 감염을 일으킨 사실로 미뤄 시외버스로 이동하는 중에 만난 사람들과 119 구급대원들에게도 메르스를 전염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이날 “(이 환자가) 시외버스를 탄 적이 없다. 구급차를 타거나 질병관리본부에서 이동하는 동안 보호했다”고 밝혔다가 뒤늦게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한 사실을 인정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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