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에 제주 관광 직격탄…예약 취소 잇따라

입력 2015-06-04 21:37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제주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제주도관광협회는 메르스 확산에 따른 불안감이 고조된 지난 1일부터 3일 현재까지 중국인 관광객 1683명이 제주 관광을 포기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날짜별로는 1일 123명, 2일 1138명, 3일 1683명으로 점차 증가세에 있다.

도 관광협회는 이에 따라 집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4일에도 1000명이 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예약을 취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인 손님을 위주로 받는 제주시의 한 특급호텔도 하루에 객실 예약 9건이 잇따라 취소됐으며 도내 호텔·리조트마다 단체 예약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언론이 연일 한국의 메르스 확산에 대한 소식을 보도하고 있어 중국인 사이에서 한국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중국에서 한국으로 관광객을 보내는 현지 여행사들이 직접 관광 취소 공문을 보내고 있다”고 걱정했다.

같은 기간 일본인 관광객도 7명이 제주도로 오려던 예약을 취소하는 등 중국 외 다른 나라의 관광객들도 제주 관광을 취소하고 있다.

지역 교육청의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전면 금지나 자제 조치, 국내 개별 관광객들의 불안감으로 국내 관광객 300여명도 같은 기간 제주 관광을 포기하는 등 내국인 관광시장도 당분간 얼어붙을 전망이다.

강원도교육청의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전면 금지 조치로 고등학교 학생 190여명이 이달 제주에서 즐기려던 수학여행을 11월로 연기했고 충남 초등학교 학생 60명도 수학여행을 취소했다.

서울 초등학교 학생 36명도 3일 수학여행을 취소했다.

또 경기·서울 교육청의 수학여행 자제권고로 제주에서 진행될 예정인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대부분이 사실상 취소·연기된다.

가족단위 등 개별 여행객들도 다가온 피서철 제주에서 즐기려고 했던 관광을 포기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도 관광협회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진정되지 않으면 관광객들의 제주 관광 포기사례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 같다”며 “주말에 관광객이 8만∼9만명이 제주를 방문하는데 이번 주말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