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일 오후 2시 100여명의 체육인들이 머리에 ‘통합반대’라는 빨간 띠를 두르고 올림픽공원 테니스 경기장에 나타났다. 체육인들이 빨간 띠를 두른 이유는 뭘까.
지난달 27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체육인재육성재단을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스포츠개발원에 흡수 통합하는 ‘공공기관 기능조정안’을 발표했다. 기재부가 50명 이하의 소규모 인력 조직의 전문화와 부족을 통합의 당위성으로 내세우며 “예산절감 등 실질적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체육인재육성재단은 기재부의 공공기관 기능조정과 관련해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한국스포츠개발원으로의 일방적인 통합 결정에 반대하는 뜻을 담아 지난 2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를 통해 “기재부는 체육인재육성재단 폐지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본 기능조정을 통해 체육계의 교육 기능을 담당하는 재단의 존속과 기능을 강화하고 체육단체의 현실에 입각해 기능조정을 재검토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외부 기관 평가에서 체육단체 가운데 최고점을 받아 소규모 인력으로 경영효율화를 추구하는 공공기관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왔으며 소규모 인력으로도 체육의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이 일하고 있다”며 통합에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한편 체육계 안팎에서도 50인 미만의 소규모 기관이라는 이유로 기재부가 체육이라는 전문성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기능 조정 대상을 정하고 무조건 통폐합 하는 정책에 대해 획일적이고 비효율적인 처사라는 비판여론도 일고 있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은 2007년 창립돼 21명의 소규모 직원들이 전·현직 스포츠 인들을 대상으로 체육영재 발굴, 은퇴선수 영어교육, 심판, 지도자 전문역량 교육 등 전문화된 교육을 담당해 오고 있다.
매년 국내외 3000여명, 누적인원 약 2만여명에 대한 교육을 통해 사격 국가대표 진종오 선수가 국제스포츠기구 임원으로 당선됐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변천사 선수가 해외연수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스포츠행정가로 일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한편 체육인재육성재단은 지난 5월 22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기능조정 반대 서명에 재단 임직원 및 자문위원은 물론, 전국 16개 체육영재 센터장과 지도자 및 학부모(1000여명), 전국 27개 체육 고등학교 교장단(학생 5000여명), 전국학교운동부지도자(6000여명), 국제스포츠인재양성 프로그램 수료자(1000여명), 대학체육회 경기단체 연합회 등 총 2만여명의 체육인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체육인재들이 빨간 띠 두른 그 이유는?
입력 2015-06-04 20:31 수정 2015-06-05 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