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선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400호 홈런이 터졌다. 이승엽은 5대 0으로 앞선 3회 말 상대 선발 구승민의 140㎞ 직구를 그대로 받아쳤다.
공은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우측 외야석 뒤쪽으로 떨어졌다. 한 관중의 손에 맞아 튕겨나간 후였다. 공이 흰옷을 입은 남성의 손을 야속하게 벗어나는 장면은 중계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결국 400호 홈런의 주인이 된 건 천안에서 온 40대 직장인이었다.
같은 날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승엽의 400호 홈런공의 가치가 10억원이라며 “이승엽이 은퇴하면 그 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아깝게 공을 놓친 그분이 자꾸 생각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로또 당첨 종이가 손에 스쳐서 날아간 기분이겠네요.”
“저분 최소 후유증 1년!”
“팔이 조금만 길었더라면, 손바닥이 조금만 컸더라면….”
“술자리에서 평생 얘기할 거 같아요.”
“건드렸다가 놓치면 몇 달은 이불킥 예약이죠.”
현재까지 기록된 한국프로야구 홈런공 최고가는 1억2000만원이다. 이승엽이 2003년 6월 22일 SK와이번스전에서 기록한 아시아 최연소 300호 홈런공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