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와 시민단체들이 오는 9일 서울광장에서 개최되는 동성애자들의 퀴어문화축제와 관련, ‘동성애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동성애자들과의 물리적 충돌을 염려해 내린 조치다. 불상사가 발생하면 오히려 동성애자들의 입지를 강화시켜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탈동성애인권 기독운동단체인 홀리라이프(대표 이요나 목사)는 이날 ‘동성애자 퀴어축제와 물리적 충돌을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홀리라이프는 호소문에서 “어떤 상황에 처해도 한국교회는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복음을 상실해선 안된다”며 “예수님께서는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을 정죄하지 않으시고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며 복음의 길로 인도하셨다. 하나님의 최종병기가 될 한국교회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저들을 긍휼히 여겨 성령의 역사가 저들 속에 나타나기를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서울 신촌에서 열린 동성애축제에선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면서 동성애 반대의 취지가 퇴색했던 점을 지적했다. 당시 축제에서 동성애자들은 눈뜨고 볼 수 없는 반(半) 나체의 광란 퍼레이드를 벌이고, 선정적이고 음란한 문구와 성인용품 등을 전시해 지역 주민과 국민들의 높은 원성을 샀다. 하지만 당시 동성애축제에 반대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 동성애자들의 퍼레이드를 막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고 부상자까지 발생했다.
홀리라이프는 “지난해 축제 이후 동성애단체들은 언론을 등에 업고 ‘기독교인들이 동성애자들을 혐오하면서 인권유린과 탄압을 자행했다’며 전 세계 인권단체들에게 대대적으로 악(惡)선전을 했다”고 설명했다.
홀리라이프는 9일과 28일 서울 청계광장 등에서 ‘제2회 홀리 페스티벌 문화축제’를 개최, 동성애자들과의 물리적 충돌을 피하면서 ‘동성애는 결코 선천적인 것이 아니며, 동성애에서 탈출하는 것이 동성애자들 최고의 인권’임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나라사랑&자녀사랑운동연대, 동성애반대운동연대 등도 당초 9일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물리적 충돌을 염려해 덕수궁 앞으로 집회장소를 바꿨다. 에스더기도운동도 동성애자들의 계략에 말려들 우려가 있다며 이날 오후 청계광장에서 ‘생명·가정·효(생가효) 페스티벌’을 열기로 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미래목회포럼, 한국교회언론회 등 교계 5개 단체가 연합한 ‘한국교회 동성애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청계광장에서 ‘동성애조장 반대 국민대회’를 연다. 이영훈 양병희 황수원 김삼환 목사 등 각 단체 대표들이 동성애 반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소강석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 본부장은 “국민대회에는 약 5만명이 참석할 예정이지만 물리적 충돌은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면서 “품격 있고 질서 있는 집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물리적 충돌·혐오발언은 동성애자 입지 강화시킬 뿐” 교계 및 시민단체 경계 요청
입력 2015-06-04 17:45 수정 2015-06-05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