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군에서도 처음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자가 나오면서 군 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군은 메르스 양성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장병들을 일괄 격리조치 하는 한편, 외출과 휴가를 통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국방부는 군에서 메르스 감염 의심자로 분류돼 의료시설에 격리된 인원은 20여명이며, 이들은 국군수도병원과 국군대전병원에 분산 수용 중이라고 4일 밝혔다. 이중에는 지난 3일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오산공군기지 소속 A원사와 접촉한 6명도 포함됐다. 군 당국은 또 A원사와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같은 부대원 60여명 또한 자택 및 생활관에 격리토록 조치했다.
공군 관계자는 “A원사는 병원에서 퇴원해 자택에서 치료를 하던 중 격리 대상으로 분류됐다”면서 “병원 이송 과정 중 오산공군기지 의무대에 잠깐 들렀을 뿐 평소 근무하던 곳에는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군부대 내 메르스 확산 조짐이 보이면서 군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많은 인원이 단체생활을 하는 군부대 특성상 일단 감염자가 나오면 걷잡을 수 없이 퍼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규율이 강한 군부대 특성상 강한 통제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민간과 달리 메르스가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우선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역 및 인근에 위치한 군부대에 한해 장병의 외출, 외박, 입영행사를 전면 금지했다. 또 환자 발생지역에 거주하는 장병 또한 당분간 거주지로 휴가를 가지 못하며, 이들의 부모 또한 면회를 올 수 없도록 했다. 다만 타 지역 군부대는 정상 시행하되,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첫 감염자가 나온 공군에서는 강도 높은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의무요원들에 대해 비상대기를 지시하는 한편, 긴급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전 장병의 외출과 휴가는 물론 타 지역 출장까지 제한했다. 부대 내 전 인원에 대해 매일 2회 체온을 측정하고, 면회객 등 출입자에 대해서도 체온검사를 실시하는 등 부대 출입인원을 최소화했다.
해군 또한 마찬가지다. 메르스가 발생한 평택 소재 제2함대 사령부의 천안함 안보공원 견학을 잠정 중단했다. 휴가 복귀자 및 영외 근무자들에 대해 출·퇴근 시 체온검사를 의무화하는 한편, 개인별 위생지침을 마련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했다. 다만 장병들의 휴가와 외박에 대해서는 각 부대장의 재량에 맡겼다.
주한미군 또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국군 첫 감염자가 나온 오산공군기지에는 미 7공군 또한 주둔 중이기 때문이다. 미 7공군은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우리(미군) 병원은 오산공군기지로 들어오는 인원들에 대한 검사(screening)를 포함한 미군 보호 대책을 수립했다”며 “한국 측의 (메르스 방역) 계획과 진전 상황을 파악하고자 한국의 의료 및 공중보건 관리들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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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메르스 확산 비상] 초비상 걸린 軍 … 의심 장병 일괄 격리 조치
입력 2015-06-04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