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경매에 나온 조선후기 불화 3점 매입 국내 환수

스위스 경매에 나온 조선후기 불화 3점이 매입돼 국내 환수됐다.

4일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은 “3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진행된 한 옥션에 부산 범어사와 함께 참가해 ‘칠성도(七星圖)’ 3점을 7만8500 스위스프랑(한화 9400여만원·경매수수료 포함)에 낙찰받았다”고 밝히고 “해외 경매 매입을 통해 문화재 환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칠성도는 북두칠성을 비롯한 하늘의 여러 별을 형상화한 칠성신을 그린 불화다. 이번에 매입한 칠성도는 1861년 제작된 뒤 범어사 극락암에 봉안되었다가 1950∼60년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비단에 채색으로 크기는 84×55㎝.

재단은 해외 경매시장에 나온 한국 문화재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스위스 취리히 소재 콜러 옥션(Koller Auktionen)에 출품된 칠성도를 발견했다. 재단은 칠성도 하단에 적힌 화기(畵記)를 통해 이들 불화 3점이 1861년 밀양 표충사에서 제작된 뒤 범어사 극락암으로 옮겨 봉안된 칠성도 11점 중 일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불화 제작을 주도한 이는 19세기 중·후반 경남과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화승(畵僧) 선종으로 밝혀졌다.

불교미술사학자인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이번에 낙찰받은 칠성도는 조성 연대와 제작처, 화승, 봉안처 등 유래가 확실하고, 짜임새 있는 구도와 단아하면서 건장한 불상의 형태, 칠성도의 중심인 치성광삼존도가 남아있는 점 등으로 볼 때 19세기 후반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칠성도 11점이 봉안된 극락암은 1960년대 후반에 철거됐다. 범어사 측은 “칠성도는 본래 봉안처인 극락암을 재조성해 안치하고, 나머지 칠성도도 되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