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9·삼성 라이온즈)이 400홈런의 장벽을 허물자 야구장의 ‘아재’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4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 따르면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둔 포항구장의 외야 1500석 가운데 300석의 예매가 취소됐다. 오후 2시30분까지 집계다. 외야석 예매 관중의 20%가 사라진 셈이다. 예매율은 경기가 시작되는 오후 6시30분으로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의 한국 프로야구 통산 400홈런을 기대하고 포항구장 3연전의 외야석 입장권을 모두 구입했다가 취소한 사례로 보인다. 포항구장은 지난 2연전에서 삼성과 롯데는 물론 전국의 야구팬들이 몰렸다. 이승엽의 대기록을 목격하고 타구를 잡는 행운도 노리기 위해서였다.
이승엽은 전날 400홈런을 달성했다.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롯데 선발투수 구승민의 2구째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외야석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이승엽의 홈런볼을 따라 몰렸다. 홈런볼의 주인은 충남 천안의 LG 트윈스 팬인 김재명씨다. 이승엽이 400홈런을 돌파하면서 외야석의 만원관중은 사라졌다.
야구팬들은 이승엽의 홈런볼만 노린 ‘아재’들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들은 야구 커뮤니티사이트에서 “그럴 줄 알았다. 이승엽이 아재들에게 서운해 하겠다” “끝까지 남아 박수를 쳤으면 더 보가 좋았을 것이다” “이승엽도 이럴 줄 알았으면 버틸 때까지 버텼다가 홈런을 때렸을 것”이라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아재들! 그러면 되겠어요?” 이승엽 400호에 씁쓸한 예매취소
입력 2015-06-04 16:21 수정 2015-06-04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