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퍼지는데 학교는 무방비… 정말 답답” 현직 교사의 호소

입력 2015-06-04 15:13
국민일보DB

정부의 안이한 메르스 대응을 질타하는 현직 교사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메르스가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창궐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학생들 건강 관리가 너무나도 허술하다는 내용이다. 네티즌들은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 이라며 “정말 답답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4일 오후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교사에요. 정부 대처 신종플루 때랑 너무 달라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2009년 신종플루가 창궐할 당시 신규 임용 됐다는 글쓴이는 신종플루와 메르스 정부 대응을 비교하며 정말 답답하고 지적했다.

그는 “신종플루 당시 매일 학생들 체온을 재고 교실마다 손소독제를 비치해 감염을 막았다”면서 “현재 학교엔 메르스 관련 정부의 단체활동 자제와 개인위생 철저를 당부하는 공문만 내려왔다”고 전했다. 글은 “정부가 메르스 대응을 신종플루 때의 반만큼만 해도 국민들이 덜 불안할 것”이라는 당부로 마무리됐다.

이 글에 대한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학교 내 메르스 대응은 지역별로 편차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는 지난 3일부터 교실에 손 소독제를 배치했고 학생들의 체온은 일일이 체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충북의 한 초등학교는 매일 학생들의 체온을 재고 매시간 손 소독제로 학생들의 손과 학용품을 소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메르스 공포로 휴교·휴업한 전국 유치원과 학교가 703교에 이르고 있다.

메르스 환자 주요 발생 지역인 경기도에 유치원 238곳, 초등학교 292곳, 중학교 40곳 등 총 588개교가 몰렸으며, 다음으로 충북 초등학교 24곳 등 총 40개교, 충남 초등학교 23곳 등 총 31개교로 많다. 세종시도 18곳으로 늘었고, 대전과 서울도 각각 16곳, 7곳이 휴업·휴교를 결정했다.

현직 교사라는 네티즌이 올린 글 전문

2009년 신종플루 때 신규임용 되어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때 학교 난리였죠. 개학전에 해외여행 다녀온 아이들 있나 집집마다 전화 걸어 잠복기 지나고 등교하도록 알리고 개학후에는 등교길에 선생님들이 평시보다 30분 일찍 출근해서 등교하는 모든 아이들 체온계로 체온 재고...

그땐 한 학교에 체온계가 거의 교실마다 지원됐을 정도에요. 모자라면 한두개 선생님들이 자가로 들고 왔었습니다. 아시죠? 브라운 고막체온계... 지금도 하나에 십만원 남짓했어요. 그땐 교육청에서도 보복부도 돈 꽤 썼어요.

진짜 그때는 학교마다 손소독제도 젤형부터 뿌리는 형 데톨이니 뭐니 수도 없이 배포되었고 저도 애들 학교 와서 꼭 그걸로 손 소독시키고 물티슈에 소독젤 뿌려 책상이랑 필통 연필까지 싹 닦게 교육시키고 그랬어요. 또 애들 아침에 열잰것도 모자라 급식 먹고 점심시간에 반 애들 싹다 열 한번씩 재주고 열나는 애들은 학부모 연락 후 곧장 집으로 보냈습니다.

근데 지금 이 메르스는 신종플루보다 치사율이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높은데도 이런 거 하나도 안 하고 있네요. 사람이 죽어나가는데도 이 정부는 이번주에 공문 딸랑 두장 보내 단체활동 삼가. 개인위생 철저.이게 다입니다.

진짜 속터져요. 지금 상황보면 거의 전국확산인데 이 정부 참 답답합니다. 신종플루 반만큼만 해도 진짜 국민들 덜 불안할 거에요.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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