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필리핀, 중국 맞서 해양방위력 증강 ‘잰걸음’

입력 2015-06-04 14:56

베트남과 필리핀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행보에 맞서 해양 방위력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베트남·필리핀 정부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해군은 최근 사거리 130㎞의 미사일과 첨단 레이더 시스템 등을 장착한 러시아제 초계함 2척을 실전 배치했다.

이들 함정은 베트남이 러시아 측의 기술 이전으로 자체 건조하는 초계함 6척 가운데 2차분으로, 나머지 2척은 내년 2분기 중 배치될 계획이다.

베트남이 2009년 러시아와 구매 계약을 한 20억 달러(2조2000억원) 규모의 킬로급 공격용 잠수함 6척도 속속 실전 배치되고 있다. 베트남은 이달 중 4번째 잠수함을 인수하는 등 2016년까지 모두 들여올 예정이다.

베트남은 이들 잠수함에 탑재해 중국 해안도시를 타격할 수 있는 러시아제 미사일도 최근 구매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일 풍 꽝 타잉 베트남 국방장관을 만나 베트남의 미국제 순시정 구매에 1800만 달러(2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남중국해 주변 해양자원 개발을 위해 해양 조사선의 자체 건조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은 일본으로부터 P3C 해상 초계기와 레이더 장비 등을 지원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2일 나흘간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것은 이 같은 목적도 있다.

또 일본으로부터 순시정 10척을 지원받아 중국 뿐만 아니라 대만과의 분쟁 해역 인근에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해안경비정이 지난주 대만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겹치는 자국의 EEZ에서 조업하는 대만 어선을 나포하려다가 대만 경비정과 4시간가량 대치 끝에 풀어주는 일이 벌어졌다.

필리핀은 해안경비대의 감시 능력을 강화하려고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의 첨단 장비를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