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람선 생존자 “침대에 깔린 아내 손 놓고 탈출”

입력 2015-06-04 13:07

중국의 유람선 침몰 사고 당시 한 생존자가 아내를 배 속에 두고 올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공개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아내가 자신을 내버려두고 남편에게 탈출하라고 얘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생존자이자 사고의 최초 신고자로 알려진 우젠창(58)씨는 아내 리슈전(57)씨와 오랜만에 유람선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다.

배가 기울어도 부부는 두 손을 꼭 잡고 놓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배가 갈수록 크게 기울면서 아내는 침대에 깔리고 말았다. 이 배에서 어떻게든 탈출해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사력을 다해 아내를 끌어내려고 했지만 이미 차오른 물 때문에 소용이 없었다. 함께 탈출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안 아내는 남편에게 소리를 질렀다. 손을 놓아달라고. 우씨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면서 손에도 힘이 풀렸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미 큰 물줄기가 자신의 몸을 띄우고 있었고 창문을 깨고 혼자라도 배에서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의 눈앞에 있던 유람선은 한순간에 완전히 뒤집히고 말았다. 우씨는 “배가 기울기 시작할 때부터 완전히 뒤집히기까지 1∼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그는 10여분을 헤엄쳐 사력을 다해 뭍으로 기어나왔고 마침 근처를 지나던 화물선을 발견해 구조를 요청하고 선원 1명의 휴대전화로 당국에 신고도 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