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나와 30년가량 작업하면서 10여 차례 개인전을 가진 이재경 작가는 삶의 근원적인 이미지를 화폭에 옮긴다.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알고 보면 그리 어렵지는 않다. 작가는 6월 3일부터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1층에서 12번째 개인전을 연다. 전시 타이틀은 ‘IN THE BEGINNING’이다.
전시에는 우주 만상의 조형적 본질인 점, 선, 면, 색의 경계를 넘나들며 근원적 실재와 근접한 개념들을 ‘단순, 심오, 미’로 형상화한 작품을 내놓았다. ‘아르케(Beginning)’ ‘시원적 잉태(primordial conception)’ ‘에덴의 기쁨(Edenic delight)’, ‘파생(派生·derivation)’ 등은 근원에서 파생한 만물의 원초적 태동을 알리는 시원(始原)과 그 속에서 누리는 환희를 묘사하고 있다.
또한 ‘선악의 기원(origin of good and evil)’ ‘카인의 길(way of Cain)’ ‘왜곡(歪曲)의 탑(tower of distortion)’ ‘보편적 악(universal evil)’ ‘우주적 분노(cosmic wrath)’ 등에서는 근원적 실재에서 벗빗나감으로써 생긴 왜곡과 보편적인 악,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거대한 분노의 분출을 그려내고 있다.
‘속죄(atonement)’ ‘사이(between)’ ‘화해(和解·reconciliation)’ ‘결연(結緣·relation)’ ‘나와 너(Ich und Du)’ ‘궁극의 추구(pursuit of the ultimatum)’ 등에서는 실존과 근원 사이, 나와 너 사이에 벌어진 틈새를 연결시켜 상호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도시인들에게 삶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지 돌아보고 힐링을 권하는 작품들이다(02-736-1020).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삶의 근원을 질문하는 이재경 작가 개인전 6월8일까지 인사아트센터 ‘단순·심오·미’를 화폭에 옮기다
입력 2015-06-04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