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3일(현지시간) 미·중 간에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분쟁이라는 보편적인 국제이슈인만큼 국제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인 한국이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러셀 차관보는 워싱턴D.C.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 공동 주최로 CSIS 회의실에서 열린 한·미전략 대화 세미나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묻는 말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러셀 차관보는 “한국은 국제질서에서 주요 주주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법치국가로서의 역할, 무역국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또한 한국은 국제시스템에서 번창해 온 국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이번 영유권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한국이 목소리를 높여야 할 더 많은 이유를 제공해 주고 있다”며 “이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보편적인 원칙과 법치를 위해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중 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격한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미국이 원론적이지만 한국 정부의 입장 표명을 공개로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셀 차관보는 북핵 협상과 관련해선 “현재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바로 북한”이라면서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러셀 美 차관보 “한국, 남중국해 분쟁에 목소리 높여야”
입력 2015-06-04 0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