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안방에서 남한 TV 바로 본다” 北당국, 전력난 탓 방해 전파 못 쏴

입력 2015-06-04 08:01

평양시내에서 한국 텔레비전 시청이 가능해지면서 북한 당국의 검열이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가 4일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 중앙당 선전선동부가 조직한 영상물 검열대가 주로 한국의 텔레비전이 잘 보이는 평양시의 가정세대들을 임의로 검열하고 있다"고 RFA에 밝혔다.

소식통은 "평양시에서 한국의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평양시 가정세대들에서 보유하고 있는 소형 텔레비죤과 노트컴(노트북)을 수시로 검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평양시에서 한국의 텔레비전이 제일 잘 보이는 지역은 만경대구역과 대성구역이지만, 평양시 거의 모든 지역에서 한국의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텔레비전 시청은 북한의 강원도와 황해남북도, 평안남도, 그리고 함경남도의 일부 지역에서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북한당국이 남한 텔레비죤 방송의 시청을 막기 위해 등록된 텔레비죤의 채널을 고정시키고 방해전파를 수시로 발사했으나, 최근에는 전력난으로 이마저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평양에서 한국 텔레비전을 가장 많이 시청하는 부류는 돈 있는 사람들과 지식인, 특히 대학교수(당중앙위원회 비서국 비준대상)들과 중앙기관 당 간부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일반 가정세대와 달리 보위부, 보안부, ‘비사그루빠(그룹)'의 임의의 검열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당과 사법기관으로 된 ‘연합지휘부’를 조직해 ‘비서국 비준대상’ 이상인 간부, 지식인들의 가정을 따로 검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들은 "북한당국의 이런 단속과 검열에도 불구하고 평양시 주민들의 한국 텔레비전 시청률은 체제 선전용인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평양시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도 "가정에서 겉에 내놓은 등록된 텔레비전 말고도 12촉(4.7인치)짜리 소형 텔레비전이나 판형컴퓨터(태블릿)로는 좁은 공간이나 이불속에서도 몰래 시청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또 "평양의 전기사정이 좋지 않아 정전이 될 경우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시청이 어렵지만, 한국의 텔레비죤 방송은 배터리를 이용해 언제나 볼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