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스탠퍼드 “한인 천재 여고생 모셔라”… 제도까지 바꿔 영입

입력 2015-06-03 23:51
미국 유학 중인 한국 여고생이 4년 전액 장학생으로 명문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 진학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두 세계적인 명문대학은 이 여고생을 자기 학교로 영입하기 위해 제도까지 바꾸며 치열한 스카우트전을 펼쳤다.

버지니아 주 토머스제퍼슨 과학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정윤(18·미국명 새라 김)양이 주인공. 김양은 작년 말 하버드대에 조기 합격한데 이어 올해 초 스탠퍼드대와 코넬대, 매사추세츠대 공과대학(MIT) 등으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특히 스탠퍼드대는 김양을 영입하고자 처음 1∼2년을 스탠퍼드대에서 배우고, 다음 2∼3년을 하버드대에 다닌 뒤 최종 졸업학교를 김양이 선택하도록 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에 당초 하버드대 진학을 결정했던 김 양은 두 대학에서 수학과 컴퓨터 분야를 동시 전공하기로 했다.

이들 대학이 김 양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1학년 MIT에서 주최하는 ‘프라임스(PRIMES USA) ’라는 리서치 프로그램에 선발됐을 때부터. 김 양의 MIT 프로그램 리서치 주제인 ‘컴퓨터 연결성에 대한 수학적 접근(원제: Connected Machings in Graphs of Independence Number 2)’은 대학 교수들도 어려워 하는 난제로 알려져 있는데 고교생에 불과한 김 양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김양의 연구가 수학계에 알려지면서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도 직접 전화를 걸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이었던 부친을 따라 초등학교 5학년 때 미국에 간 김양은 6학년 때 미국 수학경시대회에서 최고 점수로 입상했으며, 특목고인 토머스제퍼슨과학고에 진학해 4년 내내 A학점을 받고 미국 수능시험인 SAT에서 2400점 만점을 기록했다.

또 수학경시대회와 미국컴퓨터사이언스대회, 컴퓨터사이언스올림피아드, 인텔국제경시대회 등 다양한 대회에서 입상했다.

김양은 11∼12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식 전 농림부장관의 손녀이며, 미국의 한반도전문가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고모부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