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400호 홈런볼, LG 팬에게 쏙!… “아내에겐 산에 간다고 했는데 허허”

입력 2015-06-03 21:06 수정 2015-06-03 22:47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롭게 쓴 이승엽의 400호 홈런볼의 주인은 천안에서 경기장을 찾은 직장인 김재명(43)씨였다.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리기 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승엽이 타석 때 사용할 공에 특별한 표시를 했다.

김씨가 주운 홈런볼에는 인쇄된 ‘KBO’의 ‘O'에 검정색 싸인펜으로 찍은 점이 있었다.

이날 김씨는 아내에게 “경주에 있는 산에 간다”고 말하고 포항을 찾았다. 등산복을 착용한 채 경기장을 찾은 그는 LG 트윈스 팬이다.

김씨는 “400호 홈런도 보고 공도 잡고 싶어서 왔다”면서 특별한 행운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원래 김씨는 세 번째 타석까지만 보고 갈 생각이었다.

이승엽은 두 번째 타석이었단 3회 상대 선발 구승민의 140㎞짜리 직구를 그대로 받아쳤다. 공은 우측 담장을 넘어 외야석 뒤쪽으로 떨어졌다. 김씨는 홈런공을 손에 넣기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그는 “외야 뒤쪽 펜스에 떨어졌는데 워낙 사람들이 많았고 어두운 데다 풀밭이라 찾기가 어려웠다”면서 “나도 처음에 내려갔다가 못 찾아서 다시 올라왔다. 그리고 사람들이 빠진 뒤 10분 정도 찾았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건 공을 삼성에 기증하느냐다. 400홈런 공은 전적으로 습득자 의사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팬이 구단에 기증 의사를 밝히면 삼성은 홈런 공을 삼성 라이온즈 역사박물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대신 구단은 기증자에게 최신형 휴대폰 갤럭시S6 1대, 전지훈련투어 2인 상품권, 이승엽 친필 사인배트를 증정하기로 했다.

또 이승엽 400홈런 공식 시상식 당일 경기에 시구자로 나설 수 있다. 기증 의사가 없을 경우엔 해당 팬이 홈런 공의 소유권을 갖는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전날 400호 홈런공의 가치를 “10억원”이라며 “이승엽이 은퇴하면 그 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야구팬으로서 야구의 기록인 이 공을 기증하고 싶다”며 “아내와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글·사진=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온라인편집=김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