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에 따라 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에 참석한 민간 의료전문가들은 "국민들이 느끼는 공포가 지나치다"고 입을 모았다.
박상근 대한병원협회 회장과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과장은 회의를 마친 뒤 춘추관 브리핑에서 "우리 국민이 많이 놀라고 있지만 사실 그렇게 예외적 상황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이사장은 "확진환자 30명이라는 숫자보다 더 많은 공포가 휩쓸고 있다"며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 가운데 실제 확진환자 수나 전문가 판단으로 보면 '주의' 단계인데 국민이 느끼는 공포는 '심각' 단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루머와 근거없는 낭설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실제 메르스 바이러스보다 공포가 더 빨리 확산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국민은 (전체를 10으로 볼 때) 8∼9 수준으로 놀라고 있는데, 의료 전문가가 볼 때는 1∼3 정도"라며 "이것이 지역으로 확산된 것이 아니고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너무 놀라는 것은 과잉이다. 국민 여러분은 철저히 관리를 하시되 지나치게 (불안감을) 상상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의 조기 종식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박 회장은 "의료인은 이 질환을 극복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도 "의심환자는 의료기관에 와서 적절한 격리를 받아 완치하고, 확진환자는 자택 격리를 완료함으로써 연결고리가 끊어지면 종식되는 것"이라며 "정부의 강력한 대책과 전문가 단체, 국민이 다 협력, 합심해서 매진하면 조만간 종식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과장은 "지금 비록 확진환자가 생기고 있으나 (정부와 의료진의) 이런 노력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 빠른 시간 내 메르스의 확산을 막고 의료기관 내 감염이나 지역사회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울러 메르스 환자 격리·치료 병원 명을 공개하라는 일각의 요구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김 이사장은 "국민 입장에서 당연한 요구이지만 결론적으로 실이 더 크다. 메르스 환자를 안전하게 격리해 치료하는 병원이 메르스 오염병원으로 오인되고 있는데 그런 병원이 최고 수준의 병원"이라며 "병원이 역으로 누명을 쓰는 것은 큰일이고, 앞으로 그런 병원이 확진환자를 안받겠다고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위험에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전문가는 ‘주의’ 단계, 국민 공포는 ‘심각’ 단계?” 국민과의 메르스 인식 괴리 심각?
입력 2015-06-03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