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린 북한이 올해에도 가뭄이 심각해 식량 생산에 '빨간불'이 켜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조선에서 올해에도 가물(가뭄)현상 지속'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해에 100년 내 가장 심한 왕가물이 든 데 이어 올해에도 조선의 전반적 지방에서 가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5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135.4㎜로 평년(182.6㎜)의 74.2%에 그쳤다.
특히 3월 강수량은 7.7㎜로 평년의 26.2㎜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이는 북한 기상관측 이래 3월 강수량으로는 두 번째로 적은 양이다.
본격적인 모내기가 시작되는 5월 강수량도 40.1㎜로서 매우 적었고, 하순에는 이상고온 현상까지 겹쳐 가뭄이 더욱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별 강수량은 대표적 곡창지대인 황해도와 양강도, 강원도가 80∼151㎜로 평년의 53∼67%에 그쳐 북한 내 가뭄이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확인됐다.
함경도, 평안도, 평양시, 남포시는 108∼160㎜를 기록해 평년의 77∼86%에 머물렀다.
동·서해안 주요 강·하천의 강수량도 평년의 66∼69%에 불과했다.
중앙통신은 "연백벌, 재령벌 등 주요 들판에서의 평균 강수량도 매우 부족해 이미 파종한 주요 작물과 볏모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덥고 건조한 기상 조건으로 가뭄이 지방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건조한 대기 탓에 지난 3월 말 발생한 산불이 함경도 지방을 중심으로 한 달 넘게 이어지고 봄철 모내기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등 가뭄으로 말미암은 직·간접적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해 최악의 가뭄이 발생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수상 스포츠를 즐기던 평안북도 창성호 일부가 바닥을 드러내고 과학자용 휴양소가 있는 연풍호의 물도 모두 증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최근 노동신문을 통해 농사 피해 최소화와 산불 감시 강화를 주민과 관련 간부들에게 촉구하는 등 가뭄 피해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100년 내 가장 심한 왕가뭄” 北, 가뭄 전국으로 확산…식량생산 '빨간불'
입력 2015-06-03 1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