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이라도 너무합니다. 갓 성인이 된 그룹 비투비의 육성재(20)와 걸그룹 레드벨벳의 조이(본명 박수영·19)가 결혼을 한답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 새 커플로 합류했는데 글쎄요. 반응은 벌써부터 싸늘합니다.
육성재와 조이의 합류는 3일 알려졌습니다. 두 사람의 첫 녹화가 진행된 날이기도 하죠. 촬영에 들어가는 날이 돼서야 출연 소식이 전해진 겁니다. 제작진이 야심 차게 준비한 듯하네요. 잘 나가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니 그럴 만도 합니다.
육성재는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의외의 가창력을 선보여 여심(女心)을 흔들었습니다. 연기에도 도전한 그는 현재 KBS2 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을 통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죠. 조이는 SM엔터테인먼트가 미는 기대주입니다. 귀여운 외모로 주목 받던 그가 ‘우결’ 출연까지 꿰찼으니 이제 얼굴을 알리는 일만 남았네요.
기대가 컸겠지만 여론의 향방은 제작진의 예상을 빗겨갔습니다. 일단 두 사람의 나이를 지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육성재는 1995년생, 조이는 1996년생입니다. 아무리 ‘쇼’라도 결혼 생활을 하기엔 너무 어립니다.
특히 스킨십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프로그램 특성상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긴 더욱 어렵습니다. 초반 출연자들은 서로 껴안고 볼에 뽀뽀하는 정도에 그쳤으나 요즘엔 과감한 키스도 서슴지 않습니다. 소식을 접한 시청자들 사이에서 “애들 데려다 뭐하는 거냐”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심지어 “욕심이 과하다” “이럴 바엔 차라리 폐지해라”라는 과격한 의견도 나옵니다. 쏟아지는 반응을 대충만 살펴봐도 부정적인 분위기가 뚜렷합니다. 두 사람의 출연을 반기는 이는 눈을 씻고 찾아봐야할 정도죠. 시즌이 진행되면서 프로그램 자체에 쌓인 피로도 역시 한몫 한 것으로 보입니다. “언제까지 질질 끌 거냐”는 댓글도 있더군요.
최근 출연자들이 열애설 등 구설수에 오르면서 시청자 반응은 더욱 냉랭해졌습니다. ‘설정이지만 배우자를 둔 사람이 실제론 다른 이성을 만난다’는 얘기는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시청자들의 환상을 산산조각 냈습니다. 헨리(슈퍼주니어)와 가상 부부로 나섰던 예원은 배우 이태임과의 욕설 파문에 휘말려 결국 조용히 하차하기도 했죠.
‘우결’이 방송된 지는 벌써 햇수로 8년입니다. 2008년 3월 정규 편성된 이후 시즌제로 이어졌습니다. 프로그램이 현재 과도기에 직면했다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로 보이는데요.
제작진에게 조심스레 제안합니다. 그간 큰 사랑을 보내준 시청자들의 목소리에 한 번쯤 귀를 기울이는 건 어떨까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친절한 쿡기자] 95 육성재와 96 조이, 이 결혼 반대합니다
입력 2015-06-03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