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2군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주전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2군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절치부심한 끝에 1군에 복귀해 맹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눈에 띄고 있다.
LG 트윈스 김용의는 시즌 초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가 지난달 27일 다시 1군에 복귀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김용의의 적극적이지 못한 부분 때문에 엔트리에서 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용의는 2군에서 구슬 땀을 흘렸다. 김용의의 얼굴은 시즌 초와 비교해 까매진 상태다. 낮 경기를 하는 2군 퓨처스리그에서 뛰다 온 영향이 컷다. 복귀하자마자 김용의는 팀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일 NC 다이노스전에선 팀이 18대 5로 대승하는 원동력이 됐다. 우익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용의는 5타수 3안타(2루타 2개) 5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2회말 지석훈의 빠른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고, 3회초에는 도루에도 성공하는 등 전방위로 활약했다. 김용의는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뛰었다”며 “내가 그라운드에서 보여주지 않으면 그대로 없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으로 임한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1군에서 경기가 잘 안 풀려 불안해진 마음을 2군에서 다잡고 오는 선수도 있다.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는 지난달 17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가 2일 다시 등록됐다. 험버는 8회말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다시 믿음을 줬다. 험버는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뛰던 2012년 메이저리그 통산 21번째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이력으로 기대를 모은 투수다. 그러나 한국 무대에선 엔트리 말소 이전까지 9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잘 안 되니까 불안해한 것 같았다”며 “2군에서 마음이 편해진 것 같아 다시 1군으로 불러올렸다”고 말했다.
같은 날 험버와 함께 1군 엔트리에 다시 이름을 올린 KIA 베테랑 서재응도 2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군에서 노련함을 갈고 닦은 서재응은 선발로 등판해 7이닝 1실점 호투로 66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적이 있는 서재응은 개막 후 줄곧 퓨처스리그에서 계속 있었다. 서재응은 “앞으로 선발이 됐든, 중간투수가 됐든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2군에서 1군 복귀해 펄펄… 김용의 서재응 험버의 심기일전
입력 2015-06-03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