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22 카타르월드컵이 예정대로 치러질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0년 12월에 이뤄진 개최지 선정은 예년과 달리 2개 대회의 개최지를 동시에 선정해 뇌물 의혹 등이 끊이지 않았다. 당시 러시아는 잉글랜드, 벨기에-네덜란드(이하 공동개최 희망), 포르투갈-스페인 등 다른 후보 국가들을 제치고 2018년 대회 개최권을 따냈으며 카타르는 한국, 일본, 미국, 호주를 따돌리고 중동 국가로는 최초로 월드컵을 유치했다.
우선 3년 앞으로 다가온 러시아월드컵의 경우 이변이 없는 한 예정대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촉박한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에 맞서기에는 FIFA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카타르의 경우는 다르다.
카타르는 대회 준비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노동력 착취와 인권 유린 등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또 한여름 무더위로 인해 대회 개최 시기도 유럽 리그와 겹치는 11∼12월에 열려 유럽 국가들의 반발을 사왔다. 이와 함께 새롭게 출범할 FIFA 집행부가 개혁의 상징으로 2022년 대회 개최지를 재선정하는 카드를 꺼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USA투데이는 3일(한국시간) “블라터의 사임으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가 불투명해졌다”고 보도했다.
2018년 잉글랜드의 월드컵 유치를 이끌었던 시몬 존슨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미 지역 예선이 시작된 러시아 월드컵은 현실적으로 개최지 재선정이 어렵지만 카타르는 이야기가 다르다”며 2022년 대회 개최지 선정이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블라터 회장의 사임에 대해 축구계 주요 인사들이나 FIFA 후원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회장 선거 후보로 나왔다가 중도 사퇴한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는 “마침내 변화가 왔다”며 “나는 블라터 연임이 확정된 날에도 조만간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밝혔다.
후원사인 코카콜라는 “축구와 축구 팬들을 위해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하며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FIFA와 축구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블라터 회장의 사임 결정에도 ‘펠레의 저주’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펠레는 블라터 회장에 대한 전 세계 축구계의 불신이 커지고 있던 지난 2일 블라터 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임해 머쓱해졌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블라터 사임에 카타르 월드컵 재선정 가능성
입력 2015-06-03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