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과 열악한 근로 환경 등으로 ‘임금착취 기업’이라는 악평을 받아 온 월마트가 올 들어 크게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월마트 경영진이 미국에서 가장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기업의 하나로 꼽혀온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10만명에 이르는 미국 내 매장 관리자들의 임금을 7월부터 인상하기로 했다. 관리자 임금인상 폭은 직종에 따라 다르나 최대 26%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미국 내 정규직·비정규직 매장 근로자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연방 최저임금 하한(시간당 7.25달러)보다 20% 이상 많은 9달러로 올린 데 이어 나온 조치다.
전자, 자동차관리처럼 복합적이고 고객 서비스가 많이 요구되는 직종의 시간당 관리자 임금은 현재의 10.30∼20.09달러에서 다음 달부터 13∼24.70달러로 오른다. 이어 내년 2월부터는 시급이 최소 15달러로 상향 조정된다. 의류, 생활필수품 매장을 담당하는 관리자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9.90∼19.31달러에서 10.90∼20.71달러로 인상된다.
델리, 무선통신기기 등 특수매장 관리자의 경우는 인상 폭이 가장 적어 현재의 9.20∼18.53달러에서 9.90∼18.81달러로 조정된다.
월마트의 임금인상은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통해 고객서비스를 개선해 미국 내 매출 부진을 타개하겠다는 데 맞춰져 있다. 월마트는 올해 초 임금인상은 물론 업무능력 훈련, 근로시간 사전통지제 등 근로환경 개선에 올 한해 10억 달러를 투입하는 계획을 세웠다.
첫 조치는 지난 2월 발표된 하위직 근로자의 임금인상이었다. 미국 월마트 직원 130만명 가운데 상품운송원, 계산원, 카트관리원 등 50만명의 시급이 4월부터 7.25∼15.15달러에서 9∼17.55달러로 인상됐다.
이 뿐아니라 월마트는 지난 달 본사가 있는 켄터키주 벤톤빌에서 여성 및 소수인종 출신 감독들의 작품을 조명하는 제 1회 ‘벤톤빌 영화제’를 개최했다. 지난 주에는 자사에 식품을 공급하는 농장에서 기르는 동물들이 학대받지 않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브랜드 컨설팅 기업 야드의 최고전략책임자(Chief Strategic Officer) 루스 번스타인은 “월마트는 소비자들의 브랜드 가치관이 바뀌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가격이 얼마나 저렴하냐’뿐 아니라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가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임금 착취 기업’' 월마트의 대변신… 매장관리자 임금 7월부터 인상
입력 2015-06-03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