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젭 부시, 대선 가도서 둘다 ‘비틀비틀’

입력 2015-06-03 17:08

미국 민주·공화 양당의 대권 경쟁에서 선두주자로 여겨졌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나란히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의 경우는 공무에 개인 이메일을 사용하는 등의 일로 인해 신뢰도를 잃은 점이, 부시 전 지사는 좀처럼 자신만의 색깔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대선 가도 초반에서의 순탄치 못한 행보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가 공동으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정직하고 신뢰할 만 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에 그렇다고 답한 유권자의 비율은 38%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률 56%에 비해 적었다.

이들 언론사의 지난해 6월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신뢰도는 51%였고 신뢰할 수 없다고 답한 응답률이 44%였던 것과 비교하면 신뢰와 불신 사이에 일종의 역전이 이뤄진 셈이다.

부시 전 지사의 경우에는 지지도 자체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공화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지금 예비선거(프라이머리)나 당원대회(코커스)가 열린다면 대선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설문조사를 했을 때 지난 3월에는 부시 전 지사를 지목한 사람이 21%였지만 이날 발표된 조사에서는 10%에 불과했다.

특히 이번 ABC·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서는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과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에 대한 지지율이 공동 선두인 11%로 부시 전 지사를 앞섰다.

ABC뉴스는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미국인들의 이미지가 벵가지 사건, 즉 2012년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이 피습당하는 과정에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숨진 사건이나 클린턴 재단의 모금 같은 내용에 더 강하게 결부되면서 신뢰도를 좀처럼 올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어 ABC는 부시 전 지사의 지지율이 강경 보수 성향의 공화당원은 물론 중도 성향의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형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종종 비교되는 등 자신만의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